롯데쇼핑㈜, 이미 두 차례 연장에 사업 기한 또 미뤄… 2030년 추진 페널티 조항없는 ‘허술 계약’ 지적... 市 “강제성 불가, 롯데와 협의 중”
롯데쇼핑㈜이 12년째 지지부진한 인천터미널·구월농산물시장 복합개발 사업의 기한을 오는 2030년까지로 늦추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안팎에선 인천시가 이미 2차례 사업 기한을 연장해준데다, 이 같은 개발 지연에 대한 패널티 조항 등을 넣지 않는 부실계약 탓에 롯데에 끌려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인천시와 롯데 등에 따르면 롯데는 자회사인 롯데인천개발㈜을 통해 지난 2013년 시로부터 인천터미널 부지 7만7천816㎡(2만3천539평)와 신세계백화점 및 터미널프라자 건물(연면적 16만750㎡)을 9천억원에 매입했다. 또 이듬해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일대 부지 5만8천663㎡(1만7천745평)와 건물(연면적 4만4천101㎡)도 3천60억원에 매입했다. 롯데는 이 곳에 인천터미널 확장·이전 및 쇼핑몰·업무시설·문화시설을 짓고, 도매시장 부지엔 아파트·오피스텔 2천313가구를 짓기로 했다. 일대를 쇼핑·문화·주거시설을 모두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 원도심 상권 활성화는 물론 일본의 ‘롯폰기 힐스’와 같은 명소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롯데는 최근 당초 2026년인 사업 기한을 2030년으로 미뤄줄 것을 인천시에 공식 요청했다. 부동산 침체에 따른 공사비 급등으로 인한 사업 지연과 전반적인 개발계획 변경 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앞서 롯데는 2018년이던 사업 기한을 신세계측과의 법적 분쟁을 이유로 1차례 연장했고, 이후 행정절차 지연 등으로 2026년까지 2차로 연장했다. 이 같은 사업 기한 연장으로 인해 현재 구월농산물시장 일대는 농산물시장의 남촌동 이전 이후 5년째 폐허로 방치 중이다.
롯데 관계자는 “이미 사업이 늦어진 만큼, 현재 인천터미널 확장·이전 공사부터 추진할 예정”이라며 “나머지는 최근 쇼핑트렌드를 적용한 개발 계획을 마련한 뒤 추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런데도 인천시는 이 같은 롯데의 지속적인 사업 기한 연장을 매번 허가해주고 있다. 인천시와 롯데의 2013~2014년 토지매매계약 당시 사업 기한을 지키도록 하는 강제조항이나 지키지 못할 때 패널티 조항 등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시와 롯데의 토지매매 계약은 특약에 단순히 사업 기한만 들어가 있을 뿐, 강제력은 없는 허술한 계약에 불과하다.
반면, 대구시는 롯데측의 롯데몰 사업이 늦어지자 20여차례 넘는 추가 협의를 통해 당초 롯데가 약속한대로 오는 2026년 6월까지 롯데몰을 짓는 재확약을 하기도 했다. 이 확약엔 지체가산금 등 사업 지연에 따른 페널티 조항을 담았다.
김대중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장(국민의힘·미추홀2)은 “롯데는 인천의 재정 위기에 헐값으로 대규모 땅을 산 뒤, 10년이 넘도록 개발을 하지 않으면서 시민들을 기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롯데의 기망은 인천시가 부실한 계약을 하면서 자초한 것”이라며 “인천시가 이제라도 부실 계약을 바로잡아 롯데가 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관계자는 “땅 매각 이후 개발 계획 등은 특약으로 명시하다보니, 현재로서 법적 강제력을 부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롯데의 사업 기한 연장 등에 대해 내부 검토 및 롯데와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 관련기사 : 롯데, 구월농산물시장 수년째 폐허 방치…인천터미널 개발 12년째 ‘답보’ [집중취재]
https://kyeonggi.com/article/20250520580366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