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3년 전 정치인 김용남의 옷은 붉은색이었다. 국민의힘 수원특례시장 후보였다. 수원은 민주당 절대 강세 지역이다. 5개 선거구 현역 의원이 모두 민주당이다. 개표 상황이 다음 날 오전 4시까지 박빙이었다. 최종 득표율 49.1%로 김 후보가 패배했다. 1위와의 차이는 0.57%, 2천928표였다. 전국에서 가장 큰 기초자치단체장선거였다. 130만 수원시민에게 강한 인상을 줬다. 4년 뒤 재도전을 말하는 지지자도 많았다.
그 옷이 19개월 만에 오렌지색으로 바뀌었다. 2024년 1월 개혁신당에 입당했다. 국민의힘 탈당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떤 희망도 갖기 어렵다...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얼마 전까지 윤석열 정부의 대표 선수였다. 윤석열 정부 성공을 연설했었다. 그랬던 그가 쏟아낸 비난이다. 지역 정치권은 싸늘했다. ‘국민의힘에서 총선 공천 안 주니까 탈당한 것’이라고 했다. 개혁신당에 빠르게 적응했다. 이준석 대표 측근이 됐다.
그때부터 16개월이 지났다. 또 바뀌었다. 이번에는 파란색이다. 5월17일 광주 서구로 내려갔다.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이재명 유세장이었다. 이 후보를 지지했다. 그 이유를 말한다. ‘내가 낸 책과 이 후보 공약이 똑같더라.’ 개혁신당 탈당의 변은 국민의힘 때와 같았다. “(개혁신당은) 한 사람의 팬클럽 수준으로 당이 운영된다.” 정말 그게 다 일까.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말했다. “총선에서 비례받고 싶어했는데 못 받은 분이다.”
정치철새들의 계절이다. 하도 많아 거명할 수도 없다. 그런데 정치인 김용남을 거명한 이유가 있다. 많은 시민이 그를 수원 토박이로 말한다. ‘남문시장 가겟집 아들’로 부르기도 한다. 동문회에서 그는 여전히 희망이다. 그래서 정치 입문부터 ‘수원의 미래 정치’였다. 초창기 남경필 전 지사와 갈등도 있었다. 그 모습조차 ‘당차다’며 지지를 보냈던 유권자가 많았다. 이렇게 기대를 모았던 그가 언제부터 ‘당적 장돌뱅이’처럼 됐다.
안쓰럽다. 어느 지역이든 지역만의 정치는 있고, 경기도 수부 도시 수원 정치도 그렇다. ‘도청·삼성 유치’라는 유산을 남긴 정치, ‘최초의 수원 출신 도지사’가 된 정치, ‘부총리·국회의장’을 역임한 정치가 있다. 저마다 이념과 정당은 달랐다. 하지만 저마다의 정치적 지조 속에 6~7선을 했다. 5·16계(이병희)로, 보수계(남경필)로, 민주계(김진표)로 살았다. 때론 낙선도 했다. 하지만 공천 찾아 극단의 정당을 찾지는 않았다.
이재명 지지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정책적 동질성 발견’이라고 그가 설명했다. 모쪼록 이게 마지막 선택이기를 바란다. 파란 점퍼가 그의 마지막 당복(黨服)이기를 바란다. 어쩌면 김용남 당복을 궁금해할 시민이 더는 없을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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