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한복판에 욱일기·가미카제?…서경덕 "꽤나 심각한 상황"

정예은 인턴기자 ye9@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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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 모르고 파는 일본 상인들, 잘못된 역사인식의 상징"

일본 도쿄에서 판매 중인 욱일기 관련 상품.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일본 도쿄에서 판매 중인 욱일기 관련 상품.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욱일기와 가미카제 관련 상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어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욱일기는 일본 군국주의와 침략 전쟁을 상징하는 깃발이며, 가미카제는 폭탄이 실린 전투기를 몰아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일본의 자폭 특공대를 의미한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도쿄 하라주쿠를 방문하여 직접 확인해 보니 꽤 심각한 상황이었다"며 "많은 상점에서 욱일기 관련 티셔츠, 머리띠, 장식용 패치, 스티커 등 다양한 상품들을 팔고 있었고, 심지어는 대형 욱일깃발까지도 판매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일제의 자폭 특공대 가미카제에 관련한 상품도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가미카제 관련 티셔츠와 머리띠도 판매중인데, 머리띠에는 욱일기와 함께 가미(神), 카제(風)가 명확히 새겨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의 바람'을 뜻하는 가미카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34척의 전함을 침몰시켰고, 특히 미국 해군과 전투를 치르던 오키나와에서는 5천 명에 이르는 전사자를 발생시킨 바 있다. 자폭 특공대에 이 이름이 붙은 데는 1281년 몽골이 일본을 침공했을 때 우연히 태풍이 들이닥쳐 몽골 함대를 침몰시켰던 역사적 배경이 담겨있다.

 

서 교수는 일본 제국주의의 극단적 파시즘을 상징하는 욱일기와 가미카제가 상품으로 판매되고 있는 현 상황은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는 "(상인들에게) 욱일기와 가미카제의 뜻을 알고 파는지 물어봤더니 '무엇이 문제냐. 일본의 상징이다'라고 답했다"며 "무엇보다 욱일기와 가미카제의 의미를 모른채 머리띠를 두르고 사진을 찍는 외국인들의 모습에 당혹스러웠다"고 표현했다.

 

서 교수는 "관련 상품을 파는 일본 상인들을 직접 제지할 수 없다"면서도 "욱일기와 가미카제의 올바른 역사를 전 세계에 널리 알려 세계인들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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