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 잘못하면 나락… ‘막판 리스크’ 경계령” [6·3 대선]

민주, 과도한 율동·승리 확신 자제... 신중한 유세전 ‘판세 굳히기’ 돌입
국힘, 막말 프레임 중도 확장 타격... ‘공약 외 발언 금지령’ 리스크 차단
이준석 자유로운 화법 왜곡 경계... 개혁신당 악재 사전 대책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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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경기일보DB

 

여론조사 결과 공표가 금지된 이른바 ‘블랙아웃’(깜깜이) 기간에 돌입하면서 각 후보 캠프는 선거 막판 돌발 변수로 판세가 흔들릴 가능성에 대비해 경계 태세에 들어갔다.

 

28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각 정당과 후보 캠프는 후보자 및 캠프 인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이른바 ‘블랙스완 리스크’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고 유세 현장의 설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가짜뉴스 유포, 캠프 인사의 돌출 발언 및 이탈, 막판 지지 선언의 역효과 등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일부에서는 사전투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 혼선이나 후보자 건강 이상설 등이 돌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각 정당과 후보 캠프는 선거 막판 리스크는 유권자의 감정선과 민감도에 직접 작용하면서 선거 구도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블랙스완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하며 내부 단속에 나서는 모습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전국 선대위에 ‘과도한 율동 자제’, ‘승리 확신형 행동 금지’ 등의 지침을 전달하고 유세 현장에서의 돌발 행동이 왜곡돼 확산되는 상황을 사전 차단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일인 지난 23일에도 ‘댄스 금지령’을 내리는 등 경건한 분위기를 주문한 바 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캠프는 선거 막판에 막말 프레임에 갇히면 중도층 확장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보고 공식적으로 발표한 공약 외에는 언급을 자제하도록 하는 ‘공약 외 발언 금지령’을 지역 선대위에 내렸다. 김 후보 특유의 직설화법이 돌발 리스크가 되지 않도록 내부적으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측은 지역민과의 접점을 강화하는 밀착 유세가 유권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보고 이러한 선거운동을 강화할 생각이지만 이 후보의 자유로운 화법이 왜곡되거나 편집돼 유통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과거 대선에서도 돌발 변수가 판세에 영향을 준 사례는 반복돼 왔다. 1992년 대선 정국 초유의 도청 스캔들로 기록된 ‘초원복국 사건’, 2002년 이회창 후보 아들 병역 기피 의혹, 2004년 정동영 의장의 ‘노인 폄하’ 발언, 2017년 대선 후보자 토론회에서 안철수 후보의 ‘MB 아바타’ 발언, 2022년 김건희씨의 녹취록 논란 등이 모두 선거 막판 흐름을 좌우했던 대표적인 블랙스완 리스크로 꼽힌다.

 

김종욱 정치평론가는 “지금은 과거 대선과 달리 팩트 체크를 통해 진실에 곧 바로 접근할 수 있는 등 시대 상황이 변했다”며 “막판 판세를 흔들려는 시도는 오히려 역효과 및 상대 진영의 역결집을 부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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