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대북방송 중지…박용철 인천 강화군수 “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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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군 송해면 당산리 노인회관 앞에서 이환무 사무장이 대북방송이 나오는 방향을 가르키며 그동안의 피해를 하소연 하고 있다. 장민재기자

 

인천 강화지역 주민들이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한 고통을 겪으면서 국방부의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경기일보 2024년 12월18일자 1면)한 것과 관련, 국방부가 11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지했다. 대북 방송 중단을 공약 등으로 내건 이재명 대통령의 취임 9일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상부 지시에 따라 중지했다”며 “남북관계 신뢰 회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국민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군은 이번 조치를 앞으로 방송을 전면적으로 하지 않기로 하는 ‘중단’이 아닌 일시적이라는 의미가 있는 ‘중지’로 표현했다. 이는 앞으로 북한의 접경지역 대남 소음 방송이나 쓰레기 풍선 살포 등 도발 상황에 따라 대북 방송을 재개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대북 방송은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때 일시적으로 이뤄졌다가 지난 2024년 6월 북한의 오물·쓰레기 살포에 대한 대응으로 윤석열 정부가 6년 만에 재개했다. 인천 강화 평화전망대에서는 각종 K-POP 음악과 9·19 군사합의 전부 효력정지안이나 북한 장마당 물가 동향 등의 방송까지 매일 2.3㎞ 떨어진 북한을 향한 대북 방송이 이뤄졌다.

 

특히 이 같은 대북 방송에 북한도 대남 방송으로 맞대응하면서 강화 송해·양사·교동면 등의 주민 2만2천여명은 개짖는 소리, 귀신소리, 쇳소리 등이 섞인 섬뜩한 소음 등으로 인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박용철 강화군수가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국방부의 대북방송 중단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장민재 기자
박용철 강화군수가 인천시청 기자실을 찾아 국방부의 대북방송 중단의 필요성 등을 설명하고 있다. 장민재 기자

 

이 때문에 박용철 강화군수와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국방부에 대북방송 중단을 요구했다. 주민들의 수면장애와 두통을 비롯한 정신·육체적 피해는 물론, 농가와 관광 산업 등이 큰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부는 묵묵무답으로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박 군수는 “정부의 (대남방송 중지) 결정을 환영한다”며 “그동안 주민과 함께 정부와 국회 등을 오가며 요청한 대북 방송 중단이 이제야 결실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이제 북한도 대남 방송을 멈출 것으로 생각한다”며 “주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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