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봉사 실적 제외, 코로나19 트라우마에… 움츠러든 ‘10대 헌혈’

대입 봉사 미반영·코로나 등 영향, 참여 학생↓… 인센티브 도입 시급
경기혈액원 “헌혈 독려 대책 강구”...교육 현장서 학생 인식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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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낮 12시께 수원특례시 팔달구의 한 헌혈카페에 대기자 한 명 없이 적막함만 감돌고 있다. 박소민기자

 

매년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헌혈 참여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제정된 ‘세계 헌혈의 날’이 14일 22회째를 맞지만, 정작 경기도내 10대 헌혈자 수는 하락세를 지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헌혈을 봉사활동으로 인정하지 않도록 변경된 대입 규정과 코로나19 확산 당시 조성된 헌혈 기피 분위기가 맞물린 탓인데, 전문가들은 10대 헌혈자에 대한 인센티브 도입이 시급하다고 제언한다.

 

14일 대한적십자사 경기혈액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경기 지역 헌혈 건수는 2020년 22만6천280건, 2021년 22만6천112건, 2022년 21만7천8건, 2023년 22만5천313건, 지난해 22만7천329건으로 등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10대 헌혈 건수는 2020년 3만5천54건을 기록, 전체의 15.5%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24.3%) 대비 8.8%포인트 급감한 수치다.

 

지난해 10대 헌혈 건수는 3만6천172건. 2020년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전체 헌혈 건수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5.9%에 불과했다. 4년 전 한 차례 급감한 이후 변동이 없는 것이다.

 

수원특례시 한 헌혈 카페에서 15년째 근무 중인 간호사 A씨는 “최근 몇 년 간 헌혈 참여 학생이 확연히 줄어든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방학이 시작되면 하굣길에 헌혈하러 방문하는 학생도 사라져 헌혈자가 더 줄어들 텐데, 벌써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전문가들은 10대 헌혈자 급감 요인으로 대입 규정 변경과 코로나19 사태를 꼽는다. 앞서 2019년 교육부는 대입 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으로 헌혈을 학생 봉사 활동 수단에서 제외,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할 수 없도록 했는데 이것이 학생 헌혈 참여 동기 저하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또 코로나19 확산 당시 감염 우려로 퍼진 헌혈 기피 현상, 저출생에 따른 학생 인구 감소가 맞물린 점도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백찬기 대한간호협회 홍보국장은 “학생 시기 헌혈에 대한 긍정적 인식이 형성되지 않으면 성인이 된 이후에도 헌혈 참여가 저조해진다”며 “교육 현장에서 헌혈에 대한 학생 인식을 개선하는 한편, 교육 제도를 정비해 헌혈을 봉사 활동으로 다시금 인정, 헌혈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경기혈액원 관계자는 “10대 헌혈 문화 확산을 위해 SNS 캠페인, 헌혈자 인센티브 확대 등 학생들의 자발적 헌혈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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