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구의회, ‘갈산도서관 호텔 이전 논란’ 안건 부결… 주민들, 의회 결정 반겨

최근 오전 인천 부평구 갈산동 부평관광호텔 전경. 경기일보 DB
최근 오전 인천 부평구 갈산동 부평관광호텔 전경. 경기일보 DB

 

인천 부평구가 구립 갈산도서관을 관광호텔 4층으로 옮기겠다고 내부 방침을 세워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등 논란(경기일보 5월20일자 7면 등)이 이는 가운데, 부평구의회 상임위원회가 관련 안건을 부결시키면서 갈산도서관 호텔 이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13일 구의회에 따르면 최근 열린 제269회 구의회(정례회) 제6차 행정복지위원회에서 ‘2025년도 수시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부결했다. 이 계획안에는 갈산동에 지어질 부평관광호텔 4층을 기부받고, 이곳에 갈산도서관을 옮긴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행복위 소속 의원들은 “호텔로 갈산도서관을 옮기는 계획에 대한 주민들의 반대 의견이 있고, 향후 호텔 건물에 유흥시설들이 들어오면 어린이 등이 도서관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며 “안건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부결 이유를 설명했다.

 

지방자치법 제81조(위원회에서 폐기된 의안)는 상임위에서 부결시킨 의안에 대해 의장이나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요구하지 않으면 폐기된다고 규정한다.

 

구동오 인천 부평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국민의힘·가선거구)이 최근 열린 제269회 구의회(정례회) 제6차 행정복지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평구의회 제공
구동오 인천 부평구의회 행정복지위원장(국민의힘·가선거구)이 최근 열린 제269회 구의회(정례회) 제6차 행정복지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평구의회 제공

 

이에 따라 인천시는 구의회 의결 등 사전 행정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구가 요구한 9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주지 않을 방침이다. 앞서 구는 갈산도서관을 이전하겠다며 호텔 4층 인테리어 비용 지원을 시에 요구했다.

 

시 관계자는 “구의 행정절차가 이뤄져야 하는데 의회에서 부결시켰다”며 “통상 의회에서 반대하는 사업에 대해선 특별조정교부금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갈산도서관을 이용하는 일대 주민들은 의회 결정을 반기는 분위기다. 주민 A씨(45)는 “집과 가깝고, 더 안전한 갈산도서관을 계속 이용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프로그램도 참여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갈산도서관 호텔 이전에 대한 행복위의 부결 결정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의회 결정 이후 내부적으로 정해진 방향이나 계획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한편, 부평관광호텔은 갈산동 181 일대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로 공사 중이며 현재 공정률은 약 90%다. 사업자는 호텔 건물 4층 500여㎡를 문화 시설로 구에 기부할 예정인데, 구가 이곳에 갈산도서관을 옮기겠다고 내부 방침을 세우면서 무리한 도서관 이전이 이용객 불편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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