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이 탄약고 외곽 철조망을 뚫은 뒤 침입하고 치매 노인이 공군기지 입구를 도보로 무단 진입하는 등 경기 지역에 위치한 군사 시설이 이틀 연속 뚫리면서(경기일보 13일·14일자 인터넷판 단독 보도) 군 당국의 허술한 경계 태세가 도마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군 기강 해이 문제를 지적하면서도, 군 당국의 부족한 인력 운용이 사태의 주 요인이라며 군사시설 경계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1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3일 오전 7시30분께 광명에 위치한 탄약대대에 신원미상의 남성이 외곽 철조망을 뜯고 영내로 침입한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 군 당국은 폐쇄회로(CC)TV로 해당 남성이 무단 침입한 것을 인지, 경고 방송을 했고 남성은 금세 자취를 감췄다. 현장 조사 결과, 훼손된 외곽 철조망은 탄약고와 250m가량 떨어져 있었고, 남성이 탄약고에 접근하거나 탄약이 없어진 정황은 나오지 않았다.
군 당국은 용의자가 부대 주변에서 산나물을 채취하는 모습이 찍힌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대공 혐의점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이 남성이 경고 방송에 놀라 부대 밖으로 달아난 것으로 보고 군·경 합동 추적에 나섰다. 하지만 사건 발생 사흘째인 이날까지 용의자는 찾지 못했다.
다음날인 14일엔 한국계 중국인 70대 여성이 평택 오산공군기지 입구에 무단으로 접근하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노인은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집으로 가던 중 기지 입구로 접근하다가 군 당국에 적발됐다.
이처럼 민간인에 의해 군사시설이 손쉽게 뚫리면서 군 당국의 경계 태세가 무너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군 기강 해이에 더해 내부 인력 부족이 군사 시설 보호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진단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민간인이 군사시설에 아무렇지 않게 들어가는 등 군 경계 태세가 무너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재 인력이 부족하기에 아무리 면밀하게 경계 계획을 세워도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병력으로 군이 모든 군사시설을 빈틈없이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민간과 접촉이 많은 부대 외곽 경계는 민간 인력을 활용하고 전략적 중요도가 높은 곳은 군이 집중 관리하는 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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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1358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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