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 시그니처 사업 만들어... 백남준 적극 알려야 [홀대받는 백남준아트센터]

공간 좁아 효율적 전시 어렵고... 인지도 고려해 모객수 적은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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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아트센터가 예산 부족 및 협소한 공간으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전시장 전경. 김시범기자

 

백남준아트센터의 예산과 규모는 미디어아트를 주요하게 선보이는 다른 지자체 공립미술관과 비교했을 때에도 매우 초라한 수준이다.

 

19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현대미술관은 올해 전시 운영비만 26억원에 달한다. 1년에 일곱 번의 전시를 준비해 2개월 간격으로 새 전시가 펼쳐진다. 소장품 구입비 역시 14억원으로 올해 총 70점의 작품을 구입할 예정이다. 지난 3월 막을 내린 ‘백남준, 백남준, 그리고 백남준’전에는 8억원을 들여 160여점의 백남준 작품을 한데 펼쳐보이며 ‘백남준 사후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라는 호평을 받기도 했다.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지맵은 올해 전시 운영비 8억3천만원으로 4개의 전시를 운영하고,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올해 5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와 함께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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쿤스트아카데미에서의 백남준, 1978, 사진 에릭 안데르시. 에릭 안데르시 컬렉션. 백남준아트센터 아카이브.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대형 작품이 많은 백남준의 전시를 효율적으로 선보이기 어려운 백남준아트센터의 협소한 공간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면적은 총 2천354㎡로 역시 부산현대미술관 5천910㎡, 광주미디어아트플랫폼 지맵 9천747㎡와 비교하면 매우 비좁다. 특히 구불구불한 구조로 돼 있어 관람 동선이 매끄럽지 않아 전시가 효율적으로 전달되기 어렵다는 점도 전시 기획 시 매번 고민인 지점이다.

 

이 같은 문제는 ‘세계적인 거장’ 백남준의 예술 세계를 담고 있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인지도 하향세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백남준아트센터 운영 개선방안 연구’를 보면 백남준아트센터는 개관 이후 매년 10만~20만명의 관람객을 유지 중이다. 이는 경기문화재단 소속 7개 뮤지엄 중 하위권으로 분류된다.

 

백남준아트센터의 관람객 수는 2023년 12만3천여명으로 경기도어린이박물관(37만3천여명)과 경기북부어린이박물관(18만3천여명) 등에 이어 다섯 번째로 집계됐다. 지난해는 18만6천여명으로 증가해 경기도어린이박물관(33만6천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관람객 수가 많았지만 백남준의 국제적인 인지도를 고려하면 여전히 모객 수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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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니 멜로티, '타자기와 백남준, 피렌체', 1974, 백남준아트센터 소장 © Gianni Melott. 백남준아트센터 제공

 

신원정 신라대 디자인대학 창업예술학부 교수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전시 운영비 감소로 전시 순환율이 떨어지고 소장품을 확보하지 못하는 문제가 결국 관람객의 발길을 떨어뜨려 백남준과 백남준아트센터의 인지도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백남준아트센터의 독자성과 유니크함, 실존성을 인정하고 백남준의 위상에 걸맞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뮤지엄을 만들도록 예산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백남준아트센터가 ‘시그니처 사업’을 만들어 백남준을 더욱 알리고, 백남준아트센터를 명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백남준아트센터는 경기문화재단 소속 뮤지엄 중 한 곳이므로 해당 미술관에만 예산을 많이 분배할 수는 없는 구조”라며 “백남준아트센터가 소장품 구입 뿐 아니라 새로운 전시를 더 선보일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백남준아트센터의 예산 부족 문제는 인지하고 있고 명소화하기 위한 활성화 사업을 고민 중이다. 이달 열리는 백남준아트센터 운영자문위원회에서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 내년부터 활성화 사업을 집중적으로 이끌어 가 백남준의 위상에 걸맞은 뮤지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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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eonggi.com/article/202506195804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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