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중고차 수요 급증...수출 호조 지속 현대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가격 상승추세 국내 중고차 시장서 경차가 판매 1·2·3위 차지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국산 중고차 수출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차종은 가격도 오르고 있다.
무역협회 무역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약 46만대 수준이던 중고차 수출량은 2024년 기준 약 63만대로 약 37% 이상 증가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는 29만6637대가 수출되며 전례 없는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한국 중고차에 대한 해외 수요가 증가하며 중고차 수출 규모는 지속 성장 중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중고차 수출시장이 전년 대비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수출 호조에 따른 중고차 시장 성장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중고차는 풍부한 옵션과 체계적인 관리 이력으로 수출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보증기간 종료 시점의 감가율을 활용한 최근 3년식 내연기관이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전언이다. 과거 상품성이 떨어지는 중고차들이 해외로 수출되었던 것에 반해 신차급은 물론 최근 2~3년식의 상품성이 뛰어난 차도 거래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힌다.
이런 흐름 속에 중고차 수출 시장에서 일부 인기 차종의 평균 판매일이 단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카닷컴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플랫폼 내에서 거래된 차종들의 평균 판매일을 분석한 결과 현대차 팰리세이드, 기아 모하비 등 국산 대형 SUV 차종의 평균 판매일이 짧아졌다.
구체적으로 팰리세이드는 1월 55.40일에서 5월 28.22일로, 모하비는 1월 38.41일에서 5월 23.87일로 줄어들었다.
일부 차종은 시세 상승 흐름도 확인된다. 팰리세이드 2.2 2WD 캘리그래피는 4.61% 상승한 4168만원으로 약 190만원 내외 시세 상승을 보였다.
중고차 판매일이 줄어들고 시세가 오르고 있는건 최근의 국제 정세와도 무관치 않다. 신차 시장은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중고차 시장은 수출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수출 시장은 최근 미국의 철강·자동차 관세 여파로 신차 구매가 주춤해지면서 반대 급부로 좋아지는 흐름”이라며 “올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국산차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외국에서 내구성이 뛰어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수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중고차 수출이 이제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는 경차 붐 일어
국내 시장에서도 신차 시장보다 중고차 시장을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특히, 값싼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잘 나가고 있다.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20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국산차는 기아 모닝(3497대)이었다.
이어 쉐보레 스파크(3189대), 기아 뉴 레이(2709대) 순으로, 경차가 국산 중고차 판매 순위 1·2·3위를 모두 차지했다.
기아 레이도 같은 달 2043대가 팔리며 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 지난달 국산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량 10대 중 4대가 경차인 셈이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누적 판매량에서도 기아 모닝, 쉐보레 스파크, 기아 레이가 각각 5만648대, 2만9394대, 2만4947대를 기록해 2위와 6위, 7위에 올랐다.
신차 시장에서는 경차가 외면당하는 것과 정반대 현상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신차시장에서 경차 등록 대수는 5626대로 작년 동월 대비 37.4% 줄었다. 신차 등록 대수 순위도 기아 레이가 3846대로 11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경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이유로는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경기 불황과 이에 따른 가성비 차량 선호 심리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초년생이나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 위주로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더 저렴한 가격에 경차를 살 수 있는 중고차 시장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새 정부 출범 후, 경기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가 시장에 나타나고 있지만 실제 시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은 중고차 시장에서의 경차 수요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교수는 “국산 경차가 가성비가 뛰어나다보니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찾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레이 같은 경우는 박스 형이라 내부에 수납을 많이 할 수 있는 장점도 있어 꾸준한 수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특히, 이동권을 중시하는 고령자 취업 계층의 인구가 늘어난 것도 중고차 시장이 커진 이유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며 “당분간은 경차 판매량이 꾸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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