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국정 확대… 성공 키워드는 정밀한 설계 [집중취재]

지방 실험→중앙정부 정책 공식 채택... 경제정책 부문 ‘지역화폐’ 외 전례 없어
도내에 3조4천억원 이상 예산 풀릴듯

기획재정부 임기근 2차관이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 브리핑실에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획재정부 김재훈 경제정책국장, 중소벤처기업부 최원영 소상공인정책실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송상훈 정보통신정책실장. 기획재정부 유병서 예산실장. 임기근 2차관, 기획재정부 박금철 세제실장, 행정안전부 한순기 지방재정경제실장,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임기근 2차관이 지난 18일 정부세종청사 민원동 공용 브리핑실에서 새 정부 추가경정예산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부터 기획재정부 김재훈 경제정책국장, 중소벤처기업부 최원영 소상공인정책실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송상훈 정보통신정책실장. 기획재정부 유병서 예산실장. 임기근 2차관, 기획재정부 박금철 세제실장, 행정안전부 한순기 지방재정경제실장, 금융위원회 권대영 사무처장. 연합뉴스

 

경기도에서 꽃을 피웠던 이재명표 정책 실험인 ‘지역화폐’가 ‘민생회복 소비쿠폰’이라는 이름으로 마침내 국정에 반영,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적 소비 진작을 이룰 대표적 정책으로 확장되고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위해서는 시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세밀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5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방정부가 주도한 정책이 국가 차원의 제도로 확장된 사례로는 ▲2016년 시작된 성남시의 청년배당이 고용노동부 청년수당 등으로 정책화 ▲2011년 시작된 서울시 무상급식의 2021년 전국 확대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정책은 대부분 복지 분야에 국한된 것으로, 경제정책 영역에서 지방의 실험이 중앙정부 정책으로 공식 채택된 경우는 지역화폐 외에는 전례가 없는 것으로 평가된다.

 

정부는 19일 국무회의에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1차 지급과 소득 하위 90% 대상의 2차 지급을 포함한 ‘민생회복 소비쿠폰’ 추경안을 의결했다. 지급 수단은 지역사랑상품권, 선불형 카드, 체크카드 포인트 등으로 다양화되지만, 사용 기한과 장소가 제한되는 구조는 지역화폐의 핵심 설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지방정부의 분권적 정책 실험이 설계자인 이재명 대통령이 이끄는 국정에 제도화된 대표적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도 인구 1천370만명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할 경우 3조4천억원 이상의 예산이 지역에 풀리게 된다. 도민 대부분은 1인당 평균 25만원, 4인 가구 기준 100만원을 수령하게 된다. 지급 방식은 지역사랑상품권, 카드 포인트, 선불카드 가운데 선택이 가능하며, 유흥·사행성 업종에는 사용이 제한된다. 정부는 효과적인 소비 촉진을 위해 4개월 내외 사용기한도 설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재명 정부는 이번 소비쿠폰 지급을 통해 민생 안정과 경기 반등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이와 관련,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경기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하는 구조와 정책 철학까지 이재명표 지역화폐 모델과 거의 동일하게 설계돼 사실상 지방정부의 실험이 중앙정책으로 이식된 성공 사례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민생지원금의 효과에 대해 단기적으로 소비를 자극할 것이라고 보면서도, 정책 효과가 지속되려면 정밀한 설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준규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용 자원이 풀리면서 경기 부양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도 “물가 상승률, 자금의 축적 속도 등을 함께 따져야 장기적 효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시기 경기도가 지역화폐 형태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을 때 소상공인 매출 증가가 뚜렷했다”며 “그러나 시장에 유동성이 갑자기 풀리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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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kyeonggi.com/article/2025062558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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