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왕길동에 2천4㎡ 규모로 개관... 인천사서원, 설립 맞춰 실태 조사
인천의 약 3만명에 이르는 청각·언어장애인들이 일생 생활에서 여전히 의사 소통하는 데 장벽(경기일보 2월3일자 1·3면)을 느끼는 가운데, 인천의 첫 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이 오는 2027년 문을 연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오는 2027년 개관을 목표로 서구 왕길동에 지하 1층·지상 3층, 연면적 2천4㎡(606평) 규모의 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 설립을 추진한다. 앞서 시는 지난 2013년부터 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 건립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개발 계획 변경 등으로 사업이 지연, 10년 넘게 제자리만 맴돌았다.
인천지역 청각·언어장애인 수는 지난 2024년 12월 기준 2만9천962명으로, 전체 등록장애인(15만2천707명)의 19.6%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60세 이상 고령 인구는 86.3%에 이른다. 이런데도 인천에는 수어통역이 가능한 복지관이 1곳도 없다. 결국 인천의 청각·언어장애인들은 수어 통역 등의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등 아직까지 복지혜택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에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 설립에 맞춰 인천의 청각·언어장애인에 대한 생활 실태 및 복지 욕구 등의 파악에 나섰다.
인천사서원이 인천의 청각·언어장애인 14명을 청년·중장년·노년 등 연령별 3개 그룹으로 나눠 인터뷰한 결과, 참여자 대부분이 버스와 같은 교통수단 이용, 병원이나 은행, 관공서 등 생활 속 필수 상황에서 불편을 느끼고 있다고 답했다. 일상생활에서의 불편 정도를 점수(4.5점 기준)로 환산하면 병원·약국은 4.14점, 시청·구청·행정복지센터 등 관공서는 4.07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인터뷰에 참여한 A씨는 “주민센터에 방문해 청각장애인이라서 잘 듣지 못한다고 휴대전화에 문자를 써서 보여줬는데도 마스크를 쓴 채 계속 말로만 설명해서 불편한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기분이 안 좋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B씨는 “버스가 갑자기 멈춰서 승객들이 다 내리는 돌발 상황에서도 알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웅 인천사서원 정책연구실 연구위원은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서비스의 핵심은 의사소통에 있다”며 “이를 하나의 권리라는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각·언어장애인복지관은 농인뿐만 아니라 난청인, 인공와우 사용자 등 다양한 청각·언어장애인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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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eonggi.com/article/202502025801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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