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연쇄 범행’ 차철남 첫 재판서 “살인은 인정, 미수는 부인”

둔기와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시흥 살인사건'의 피의자 중국동포 차철남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둔기와 흉기로 2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시흥 살인사건'의 피의자 중국동포 차철남이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중국동포 형제를 살해하고 내국인 2명을 추가로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중국 동포 차철남이 살인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살인미수 혐의는 부인했다.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안효승)는 9일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차철남에 대해 첫 재판을 열었다.

 

귀가 어둡다며 헤드폰을 착용한 채 재판에 임한 차철남은 국민참여재판을 희망하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원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검사의 피고인에 대한 모두진술에 이은 변호인 변론에서 변호인측은 "공소사실 중 범행을 모두 인정하며 반성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내국인 2명에 대한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면서 살인미수 혐의는 부인했다.

 

이날 재판은 다음달 11일 살의의 고의에 대한 내용과 증거 의견에 대해 속행하기로 하고 마무리됐다.

 

차철남은 지난 5월17일 오후 4~5시께 중국동포 50대 A씨 형제를 시흥 정왕동 자기 집과 인근에 있는 이들 형제의 집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이틀 뒤인 19일 오전 9시34분께 집 근처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씨를, 같은 날 오후 1시 21분께 한 체육공원에서 집 건물주 70대 C씨를 잇달아 흉기로 찔러 다치게 한 혐의도 받는다.

 

차철남은 수사기관에서 "'형·동생 관계'로 가깝게 지내 온 A씨 형제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중국 화폐로 합계 3천여만원을 빌려줬는데 이를 돌려받지 못해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이후 '인생이 끝났다'는 생각에 좌절하고 있다가 평소 자신을 험담하거나 무시한다는 생각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던 B씨와 C씨에 대해서도 범행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차철남은 술을 먹자며 A씨 형제 중 형을 먼저 유인한 뒤 수면제를 먹여 살해하고 뒤이어 동생을 같은 방법으로 살해했다.

 

검찰에 따르면 차철남은 범행 약 6개월 전부터 범행 도구인 둔기를 한손에 잡기 편하게 손잡이를 짧게 잘랐으며 흉기 손잡이는 미끄럼 방지를 위해 녹인 플라스틱을 부착하는 등 개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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