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경마의 열매를 나눌 때
한국마사회 홍보실장 조정기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마인구가 1천300만명을 넘어섰다. 국내 최고의 인기스포츠라고하는 프로축구나 프로야구의 지난해 관람객이 225만명과 229만명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경마에 대한 인기를 새삼 실감할 수 있다. 경마에 대한 개인적·사회적 판단이 어떻든 이제 경마를 외면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경마에 대한 일반인의 시각은 매우 다양하다. 성인의 오락에서부터 스포츠와 레저가 혼합된 형태의 레포츠, 도박등이 그것이다. 모두 나름대로 경마가 가진 속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떨어진 개념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만일 경마가 그저 단순한 내기차원의 성인오락 정도에 머무른다면 어째서 경마를 국가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일까? 단순히 국가의 이익- 세금확보 차원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생길 것이다. 이러한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경마(산업)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경마는 흔히 말하는 즐길거리 제공이라는 서비스업, 즉 3차산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마의 본질적인 의미, ‘보다 빠르고 강한 말을 탄생시키고자 하는 과정의 하나’곧 ‘마필의 개량증식 수단’의 한 방편으로 간과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경마는 말들의 경주이며 실제 우리나라에서 한 해 필요로하는 경주마수만 해도 올해 기준으로 대략 700여두에 이른다. 경마시행을 위해서는 경주마 생산이 필수적이며, 한 마리의 경주마가 데뷔하기까지는 종부∼생산∼사양관리∼육성조교∼경주마유통∼경주시행∼장제 및 수의 마필보건∼퇴역마 재활용등 1∼3차산업에 이르는 거대한 복합산업이 한데 어우러져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각 부문별 인력의 활용은 물론 분야별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이다. 경마의 사회적 의미, 세계 100여개국에서 경마를 시행하고 또 장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러부문에 걸친 부가가치 창출에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그동안 경마가 이러한 복합산업으로 이행되지 못하고 단순한 놀이차원으로만 이해되어온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과거 우리나라의 경마는 경마의 본질적 측면, 즉 경주마 생산측면이 상대적으로 부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한국마사회는 ‘국산마생산을 위한 중장기 계획’을 세우고 최첨단의 시설과 과학적인 생산 육성기법을 도입해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는 등 외산마에 뒤지지않는 우수국마 생산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금년도의 경우 서울 경마공원에서 활약하는 경주마의 65% 수준까지 국산마로 대체하게 되었고 경주능력도 외산마를 능가할 정도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정부의 지원과 마필생산농사, 마사회간의 긴밀한 협력이 바탕이 되었다.
한국 마사회는 꿈을 가지고 있다. 경마에 대한 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경마산업이 국가와 사회에 필요한 존재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하는 것이다. 이러한 꿈은 첫째, 경마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의 사회공익환원 비율을 한층 높여가고 둘째, 외국산마를 능가하는 우수경주마를 생산해 외국에 수출함으로써 달성되는 것이다.
이같은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경마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돈 놓고 돈 먹기식의 베팅에만 열을 올림으로써 경마가 단순한 레저·사행산업으로 치부된다면 경마의 제대로 된 성장과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경마에 대한 불신을 걷고 하루에 써버려도 좋은 만큼 적당한 돈을 투자하며 즐기고, 경마가 열리기전까지 경주마생산에 땀흘린 마필농가의 수고를 한 번쯤 생각하는 열린 눈으로 바라보길 바란다.
선진경마국의 경우처럼 국민적 이해와 지지속에 성숙해질때 경마는 그 열매를 고스란히 국가와 사회에 환원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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