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의정부 환경정책 변화 필요해’

경기북부 중심도시 의정부가 자치단체의 소홀한 환경관리로 쾌적성을 상실한 불결한 도시로 변모하고 있다.

지역주민 수가 38만 밖에 되지않는 의정부시는 규모가 비슷한 여타의 중·소 도시들의 환경에 견주어봐도 시민들이 깨끗한 공간에서 생활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인데도 각종 환경공해에 시달리고 있다. 의정부에 살고있는 주민들이나 이곳을 방문한 외지인들의 한결같은 지적이 “발전 가능성이 높은 도시이나 웬지 시가지가 밝은 느낌을 주지 못한다”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은 의정부 시가지 자체가 일부 신도심을 제외하고 구도심의 낡은 건축물과 후미진 굴곡 도로가 많아 산뜻한 느낌을 주지 않는데다 도로·공원·하천들이 청소 불량으로 더럽혀져 있다는 얘기다.

의정부 시가지의 환경문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것은 그동안 추진해온 시측의 환경정책이 구심점을 잡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고, 일부 비양심적인 주민들이 주변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내 환경오염 문제는 도시의 관문이자 얼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역사주변에서부터 시작된다. 역광장 주변은 물론이고 역에서 시청에 이르는 간선도로 뒤편 이면 도로의 일부 주택가나 상가 골목에는 주민들이 몰래 버린 잡쓰레기와 각종 폐품이 뒤섞인 채 방치돼 있다.

마땅히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돼야 할 중랑천변도 빈병·폐타이어·플라스틱 용구 등 잡동사니 쓰레기가 고스란히 방치돼 있다. 수거가 제대로 되지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천 양측의 고수부지에는 주택가가 많아 요즘 아침 저녁으로 이곳을 찾아와 산책을 하가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도 악취를 맡아가며 운동을 해야 될 형편이다. 백석천의 오염 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배수펌프장에서 의정부교 사이 백석천 제방옆 녹지대는 버려진 폐품들이 나뒹굴고 있고 자정능력을 상실한 하천이 오염돼 검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하천오염에 대해 아직까지 개선되거나 단속된 사례는 거의 없다. 시측은 그저 인원이 적어 단속을 제대로 할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있다. 아무리 용역업체에서 폐기물을 처리한다 해도 관리 책임은 해당 관청에 있는 것이 당연하다.

중앙로 근처에 있는 작은 놀이터공원도 쓰레기장에 가깝다고 아우성들이다. 이곳에서는 쓰레기를 태우는 일마저 빈번하다. 하지만 제때 수거되지 못한 쓰레기를 없애는 방법은 태우는 방법 외엔 달리 대책이 없지 않은가.

요즘에는 도로변에 서있는 가로수에서 떨어지는 낙엽까지 가세해 열악한 청소환경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실 쓰레기종량제가 시행되면서 내 집앞을 청소한 쓰레기도 종량제봉투에 담아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과거처럼 주택가 골목길을 청소하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의정부 시내 전역에는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를 막기 위해 12대의 무인작동카메라가 설치 운영 되고 있다. 길거리에 설치된 무인카메라가 단속공무원 보다 무서운 세상이지만 무단투기를 근본적으로 없애는 방법은 시민들의 도덕심이다. 역설적인 얘기같지만 사실 쓰레기종량제 실시 이후 쓰레기 무단투기 행위가 더 늘어만 가고 있다. 이는 일부 양심을 저버린 시민들의 경우 1장(20ℓ)당 370원하는 비닐 봉투를 사는것이 아까워 골목길이나 하천변에 몰래 쓰레기를 버리는 일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쓰레기처리와 관련 의정부시 인터넷홈페이지에는 매일 항의성 글이 올라오고 있고 해당 부서에 하루 50∼70여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해당 공무원들의 본연의 업무는 현장에 나가 무단 투기나 오염실태를 확인한 후 단속을 하거나 시정조치 등을 해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데 인원 부족으로 실태조사는 물론 현장 파악도 어려운 실정이다.

도시의 인구가 팽창하고 발전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환경문제가 발생하는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나 시민들이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다가설 수 있도록 환경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천호원·북부지역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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