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딸부자집, 강촌매운탕, 남종횟집, 고향매운탕 등 집집마다 크고 작은 붕어찜 간판을 내건 식당들이 즐비하다.
40여개의 붕어찜집 가운데 두어곳만 빼고 모두 예전부터 이곳을 삶의 터전으로 여기고 살아온 토박이들이다.
대부분의 집들이 20~30년된 전통을 갖고 있지만 더러는 10년미만된 집들도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이유로 이곳에서는 붕어는 잡을 수 없기 때문에 아산만, 안동댐 등 전국 각지에서 잡은 싱싱한 참붕어만을 쓰는 것이 이곳의 자랑.
무우 시래기도 강원도 등에서 가을에 가져와 다음해 내내 쓸 수 있도록 말려 사용하고 있다.
이곳의 붕어찜은 밑바닥에 네모나게 썬 무우와 시래기를 깔고 태양초로 담근 고추장에 들깨, 후추, 검정콩 등으로 양념을 한 뒤 칼집을 낸 20~25cm짜리 참붕어와 황기 등 한약재를 넣고 30분 정도 지켜서서 장을 끼얹어가며 졸여야 하기 때문에 손맛과 정성이 곁들여 있다.
한입 먹고는 붕어가 비린내가 많이 난다는 선입견을 완전히 씻어 버리게 됐다.
후추, 간장, 고추가루 등 양념에 한약재를 넣은 장을 사용하는데 간이 푹 배어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고 향긋한 시래기가 얼큰한 양념과 어우러져 제맛을 낸다.
비린내를 없애는 방법은 집집마다 다른데 그 비법은 주인만이 알고 있다고.
붕어찜을 다 먹은 뒤 칼칼한 국물에 민물새우를 넣어 양념한 것에 밥을 비벼먹어도 맛있다.
붕어를 대추 생강 마늘 약초 등과 함께 하루 종일 고아 즙을 낸 붕어즙(1만원)도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음식점마다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마늘과 각종 약초·대추·생강 등을 붕어와 함께 넣고 고아낸 붕어즙은 분원리가 자랑하는 건강식이다. 3명이 한잔씩 마실 수 있는 분량을 1만원씩 받고 있으며 맛배기로 한컵씩 거저 주기도 한다.
‘알배기’가 나오는 4월말부터 5월은 1년 중 붕어 맛이 최고인 시기이고 매년 5월 이곳에서 붕어축제가 열린다.
/정민수기자 jms@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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