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이라크에서 전쟁이 일어났다. 이 전쟁이 먼 나라의 영토에서 벌어지는 국가 간의 싸움이라고만 간단하게 넘길 일이 못되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부터 국제 유가 동향이 심상치 않았고, 이것이 한국에 살고 있는 누구에게나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그 좋은 예가 된다. 싫든 좋든 세계는 이미 하나의 네트워크로 형성되어 있어서 지구 반대편 먼 오지에서 벌어지는 작은 일 하나도 우리의 삶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세계의 모든 이목은 이라크에 집중되어 있을 것이다. 그들은 긴장하여 예의 주시하는 한편 마음 깊은 곳에서 일고 있는 불안감을 숨기지 못할 것이다. 예기치 못한 돌발적인 사태는 머나먼 이국에서만 벌어지라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 어느 때 우리들 곁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면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예상되는 몇가지 우려 사항을 열거해보면 미국을 비롯한 참전국 국민과 시설에 대한 테러위협이 증대되고 있음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미국 및 다른 참전국 국민과 시설은 우리나라에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反戰 단체들의 시위 격화로 反美 분위기 고조를 꼽을 수 있겠다. 그리고 사회혼란을 틈탄 악성 유언비어 유포행위가 성행할 위험도 있고 유가상승, 경제불안 등 사회혼란에 따른 범죄 증가도 우리가 주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하여 경찰은 비상 대책을 세우고 있다. 이미 지난 20일부터 지방경찰청에 대테러협의회를 구성하고 대테러 상황실을 운용하고 있다. 시설에 대한 경계와 보안, 그리고 정보 등의 문제는 물론이거니와 외국 기관들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예기치 않게 벌어질 상황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 그 가능성이 만의 하나라도 이에 맞설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국민 여러분은 사막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바라보며 근심과 불안이 일더라도 우리 경찰을 믿고 꿋꿋이 생활하시리라고 믿는다.
그러나 어려움이 찾아오지 않으리라는 법은 없다. 특히 국제유가의 급등으로 화학 에너지 가격이 뛸 가능성이 높은 점이 그렇다. 석유를 비롯한 모든 화학 에너지를 외국에서 사다 써야 하는 우리로서는 이 전쟁이 미치는 악영향을 간과할 수 없는 것이다. 국민 여러분은 고유가에 대비하여 차량 10부제가 조기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기를 권장하고 싶다. 어려운 상황이니 만큼 이해와 협조바란다.
앞으로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아무도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 전쟁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더라도 우리는 현명한 판단과 차분한 대응력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근심과 불안을 최소화해야 함을 잊지 않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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