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지역은 서울보다 더 많은 민생치안을 떠안고 있다. 서울에서 발생한 강력사건도 대개는 뒤치다꺼리를 도내에 옮겨 버린다. 인명과 재산에 대한 위험 역시 서울보다 결코 못지 않다. 이런데도 경기 지역의 경찰관이나 소방관은 서울보다 훨씬 적다. 지방에선 인원을 늘리려 해도 중앙에서 들어주지 않는 것 같다. 민생치안이나 재난대비는 관계 당국의 힘만으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시민정신의 협조는 전국 어디서나 다 필요한 것이지만 경기 지역에선 더욱 절실한 이유가 이때문이다.
‘수원시방범기동순찰대연합본부’는 바로 이를 위한 자원봉사 시민단체다. 방범 및 화재예방, 행락질서 유지, 청소년 선도, 환경보호, 응급환자 수송, 각급 기관 행사의 지원활동 등을 맡고 있다. 시연합본부 밑에 권선구·장안구·팔달구 등 각 구연합대가 있고 구연합대는 각 동별로 지대를 두고 있다. 대원이 모두 2천400여명이다. 평소엔 생업에 열중하면서 미리 짜여진 순회 일정에 따라 소정의 근무에 임하지만 비상근무나 비상소집이 있을 때가 있다. 지난해 6월 월드컵축구대회 수원구장 경기 땐 전 대원이 비상근무에 임했고 지난 2월 수원민자역사 애경백화점 유고 땐 대원을 비상소집해 시가지 교통정리 등을 해야 했다.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은 아니지만 할 일은 참으로 많다. 그래선지 대원들더러 ‘보안관’이라고 하는 이들이 있다. 사실 ‘수원의 보안관’이라는 지역봉사의 긍지는 갖고 있다. 대원들이 매월 내는 회비로 조직을 운영한다. 상하의 엄정한 위계질서는 우리 조직의 특성이다. 월례회의는 총회 다음의 최고 기구로 운영 방안을 토의하고 결정한다.
‘수원시방범기동순찰대연합본부’의 발대식이 있었던 것은 지난 2001년 7월 7일이다. 그 전의 민간기동순찰대와 자율방범대가 통합 발족하는 총회에서 직선으로 뽑힌 강남석 선배가 초대 본부장을 지낸 이후 현재 2대 본부장을 내가 맡고 있다. 발대식에선 당시의 임창열 경기도지사, 이무광 전 수원시부시장, 현 수원시장인 김용서 전 수원시의회의장, 남경필·신현태·박종희 국회의원, 전석완 수원시 남부소방서장 등의 축사가 있었다.
우리 대원들의 그간 자원봉사 활동이 있었다 하여 지역의 민생치안이나 재난대비 협조가 완전한 것은 물론 아니다. 그러나 상당한 기여는 있었다는 자부심 속에 범시민적인 협조를 당부하고 싶다. 독일이 강력사건 미제 0%를 자랑하는덴 시민의 신고정신이 절대적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민생치안과 재난대비에 바로 이런 시민정신이 있어야 하는 실정은 우리나라 역시 절박하다.
왜 제돈 써가며 힘든 방범기동순찰대 일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생각해 보면 그렇기도 하지만 굳이 할 말은 없다. 누군가가 해야할 시민정신 발휘를 대신 하고 있을뿐이기 때문이다. 나뿐만이 아니고 간부와 대원 등이 다 같은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건전한 시민사회 조성은 반드시 어떤 단체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시민 개개인의 신고의식 역시 훌륭한 시민정신인 것이다. 이 일을 하다보니 이러한 시민정신이 아쉬운 생각이 들어 펜을 들게 됐다. 수원시 팔달구 원천동 168의 11에 연합본부 사무실이 있다. 지역사회의 편달을 기대한다./최천선(수원시방범기동순찰대 연합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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