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시장에서 원화환율의 향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원화는 금년 4월 4일 1천258원을 기록한 이후 강세를 보여 최근에는 1천170원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원화강세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5월 이후 경상수지가 다시 흑자로 돌아선 점이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으며 일본경제가 오랜 침체에서 벗어날 조짐을 보이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인 점도 일부 작용하였다.
국내외 예측기관들은 국내경기의 회복징후가 아직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 흑자, 일본 경제의 회복세, 미국이 우리나라, 중국, 일본, 대만의 환율조작여부에 대해 조사에 나선 점 등으로 원화강세가 금년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가계의 부채부담 등에 따른 내수부문의 급속한 위축으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는 수출마저 원화강세로 어려움을 겪을 경우 회복세를 보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외환당국은 원화환율 안정을 위해 노력하고있으나 미국이 무역적자 누증 등으로 원화절상 압력을 높이고 있어 기업들이 환율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지역의 경우 미국과 미 달러화에 환율이 고정되어 있는 중국 및 홍콩 수출비중이 전국 평균보다 크게 높아 환위험의 효율적 관리 필요성은 더욱 절실하다고 하겠다.
원화강세 하에서 기업들이 대외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원가절감, 수출시장 다변화, 기술개발 등을 통한 고부가가치 제품생산, 지속적인 구조조정 등을 추진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러한 과제들을 단기간에 달성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환율변동에 따른 기업영업여건 변화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인 환위험 관리체제 구축 및 헤지거래 등으로 대처하여야 할 것이다.
금년 6월 무역협회가 수출기업 208개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원화환율이 1천170원을 밑돌 경우 손익분기점을 넘어 채산성 적자에 직면하는 기업이 약 3분의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위험을 관리하지 않는 업체가 69.2%에 달하였고 그나마 관리하는 업체도 수출·입대금의 결제시기를 조정하는 초보적인 내부기법만을 이용하는 기업이 41.1%로 상당부분을 차지하였으며 환위험 헤지비율도 40% 이하인 업체가 61%를 차지하는 등 전반적으로 환위험 관리수준이극히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위험의 소홀한 관리는 당해기업의 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기업의 안정적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환위험에 노출된 수출·입기업 등은 보다 적극적으로 이를 관리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환위험 관리수단으로는 리딩, 래깅, 매칭 등 내부기법 외에 금융기관 등을 통한 선물환, 통화선물, 통화옵션, 환변동보험 등의 외부기법이 있다. 환위험 관리에는 전문성이 요구되므로 전문인력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거래 금융기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겠다. 주요 선진국 기업들은 환위험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환위험 노출정도, 위험회피기간 및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설정·운용하고 있다. 1인당 소득 2만달러시대를 앞당기고 경제체질을 보다 강화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상시적 환위험 관리체제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윤승일.한국은행 경기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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