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가 먹는 조사료를 국내 생산량이 부족하여 외국에서 수입을 하는데 전국적으로 그 규모가 연간 60만t에 2천500억원 가량의 비용이 든다. 소에게 조사료는 사람한테 쌀 이상의 주식으로 반드시 필요할 뿐 아니라 조사료를 충분히 섭취해야 좋은 우유, 질좋은 고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돌이켜보면 70~80년대에는 소 사육두수도 많지 않고 식량생산에 주력하던 때이므로 사료작물 재배보다는 주로 산야초와 농산부산물을 조사료로 이용하여 산과 들에 풀이 남아나지 않았었다. 90년대부터 경제성장과 더불어 축산물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계획적으로 조사료를 재배하기 시작하였으며 특히 옥수수를 재배, 사일리지를 제조·이용하는 농가가 많았다.
90년대 말부터 농촌일손부족, 힘든 일을 기피하는 사회현상 등으로 힘이 든 조사료 생산을 기피하고 수입조사료를 이용하기 시작하였으며 이는 낙농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특히 경기도는 우리나라 낙농업의 37%를 점유하고 있어 조사료의 수요가 많은데다가 도시화추세, 농지면적 감소 등으로 조사료 자체생산여건이 불리하여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수입량이 많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의 노력 여하에 따라서 조사료를 자급할 수 있는 길이 충분히 있다. 이에따라 경기도는 조사료 자급화에 앞장서 나가기로 하고 2004년에 88억원을 투자, 조사료 소요량 84만8천t의 85%인 72만1천t을 생산하여 수입조사료 3만4천t을 감축할 계획이다.
사일리지용 옥수수를 베어내고 후작으로 연맥을 재배하는 등 밭에서는 반드시 2모작이상 생산해야 하며 논 뒷그루 사료작물 재배를 크게 확대해야 한다. 농지면적이 적은 우리나라는 논을 이용해 조사료 생산을 확대하는 방법 외에는 대안이 없다. 몇년전만 해돈 논 뒷그루 재배는 벼농사와 겹쳐 쌀생산 농가가 농지를 빌려주는 것을 꺼려했으나 지금은 ‘생짚곤포사일리지’ 제조기술이 발달하여 벼농사와 겹치는 것을 피할 수 있어 농지임대가 수월해 재배면적을 확대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휴경논, 하천부지, 간척지도 조사료생산에 좋은 포장이 되고 있으며 실제로 이용하는 농가도 늘어나고 있다. 사료작물 재배면적을 늘리기 위해 경기도는 사료작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종자, 비료, 생산장비 등 기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다음은 볏짚 등 농산부산물의 사료이용 확대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농산부산물을 사료로 이용해 왔는데 제조방법에 따라 볏짚도 수입조사료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조사료가 될 수 있다. 생짚 곤포사일리지’는 볏짚이나 사료작물을 건조시키지 않고 비닐로 포장하여 사일리지로 만드는 것으로 발효에 의하여 영양분 함량이 높아지고 기호성 증진에 의한 섭취량이 늘어나 배합사료를 덜 먹는 등 사료가치가 수입조사료에 뒤지지 않으며 대체 효과가 크다. 다만 생짚곤포사일리지 제조에는 장비가 필요하여 경기도는 2003년에 6억원을 투자하여 10개 단지를 조성하였고 2004년에는 8억원을 투자, 12개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2003년 가을 경기도내에서 8만7천456t(17만5천 곤포·梱包)을 생산하여 소사료로 이용하고 있다.
구제역이 수입조사료가 원인중의 하나로 추정됨에 따라 자급조사료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으며 자급조사료의 증산은 소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고 환경농업으로 가는 길이므로 소산업과 경종농업은 상호 보완적 관계로 발전되어야 한다.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겨울철에도 넓은 들판이 사료작물재배로 푸르게 푸르게 변해가고 수입조사료가 필요 없는 조사료 자급의 날을 기대해 본다.
/김덕영.경기도 농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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