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교육사상 처음 97년부터 보건교사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율곡 교육 연수원 주관으로 수원 아주대 병원에서 실시했었다. 수강한 연수생의 경력이 적게는 15년 많게는 30년이 넘는 원로교사들이었다. 그 후 연수는 계속 이어졌고 그러한 만남으로 필자는 지금도 보건교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그들의 양심이 필자의 가슴에 남아 있기에 모든 교사들이 금과옥조(金科玉條)로 여겨도 좋을 몇 가지 이야기들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항상 깨끗하고 정돈된 보건실을 갖추고 따뜻한 미소와 사랑으로서 보건실을 찾는 학생들을 대하면 치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보건실을 들어서는 순간 통증이 없어지더라는 말에 행복을 느끼고 ‘내가 프로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보결시간, 체육시간을 가리지 않고 보건수업을 하였으며 학부모회에서 질병과 건강에 대한 강의를 하는 등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였다’는 말도 있었다.
또 대부분의 학생들은 몸이 아파서 찾아오지만 ‘바지가 터졌는데 꿰매 주세요’, ‘가정·기술 시간인데 바늘 좀 빌려주세요’ 하는 모습에서 엄마만큼이나 편안한 선생님이 곧 보건교사인가 보다라는 가슴 뭉클한 심정을 갖게 된다고 했다. 교내방송을 통하여 새로운 의학정보는 물론 학생의 체험을 통한 건강교육으로 가정에까지 파급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진정 뛰어난 사람은 남보다 나은 사람이 아니라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아지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면서 실천하는 그들은 필자에게 큰 감명이었다.
특히 어느 보건교사는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제일 먼저 배운 말이 엄마이듯이 나는 내가 원하는 대로 엄마가 되었고 선생님이 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생님 중에도 보건선생님! 그 이름은 엄마 같은 선생님이기 때문이다.
몸이 아파도 마음이 아파도 찾아가는 선생님, 보건선생님이 되어서 행복하다’는 말이었다. 불우학생 돕기 등의 일을 처리하는가 하면 소년소녀가장을 찾아서 엄마가 되어 주기도하고, 아이와 엄마가 모두 중한 병으로 시달리는 것을 돌보아 주며 같이 눈물을 글썽이던 일들! 이런 일들을 어찌 보건교사의 몫이 아니라고 외면할 수 있는가?
맞벌이 부모로, 그 부모의 사랑이 부족해서 관심 끌려고 배가 아프다고 자주 오는 아이들, 결손가정으로 정신적 의지처가 없어서 외로워하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에게 포근하고 아늑한 보건실이 되어 주고 싶다는 것이다.
부모님은 모두 인류대 출신이고 동생은 같은 학교 1학년 전체 1~2등을 다투는 수재인데 자신은 중학교까지는 우등생이었으나 고교에 들어오니 성적이 자꾸 떨어진다는 것, 성적 떨어지는 딸이 안타까워 부모의 성화는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일요일마다 엄마, 아빠의 꾸중을 듣고 울고나니 월요일만 되면 머리가 아프다는 학생의 손을 잡고 등을 두드리며 이야기를 들어주고 일기장을 만들어 주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 쓰도록 했다는 보건선생님! 결국 학생은 차츰 표정이 밝아졌고 1년이 지난 어느 날 아침, 보건실을 찾은 학생은 ‘선생님! 저, 서울 L여자대학교에 합격했어요, 모두 선생님 덕분이에요. 아직 아무에게도 말씀 안 드렸어요. 1년간 일기쓰느라 논술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선생님 감사합니다’라는 감격적인 사연들도 많았다.필자는 그들의 순수한 고백과 양심적인 대화를 통하여 느낀 것이지만 그분들의 내면 세계야 말로 사명감에 불타고 있으며 그 불타는 사명감이 행동으로 표출되면서 감격적인 업무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재물을 잃은 것은 조금 잃은 것이요, 명예를 잃은 것은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은 것은 모두 잃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건강의 파수꾼이 되어 불타는 사명감으로 교직에 대한 보람을 갖고 생활하는 그 자세가 너무도 아름답기에 필자는 보건교사들을 향하여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내드리는 것이다.
어찌 보건교사들의 사명감으로 불타는 그들의 마음과 태도를 이곳에서 일일이 열거할 수 있을 것인가!
/양승본.서원고교장.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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