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깨끗한 산 가꾸기에 동참을

숲에는 생명이 들어 있다. 나무와 풀, 온갖 새와 산짐승,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미생물 등이 있으며 이들은 생산자·소비자·분해자로서 각각의 역할을 담당하며 순환의 고리를 이루어 조화롭게 살아간다. 우리는 숲의 이런 조화로운 관계를 생태계라 부른다. 숲이라고 하는 생태계는 아끼고 가꾸어 주면 우리에게 끊임없이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그리고 집 지을 나무와 먹을 것들을 만들어 주지만, 깍아내고 못살게 굴면 몸살을 앓고 끝내는 숲의 기능을 잃어 인간에게 엄청난 재앙을 안겨준다.

‘숲이 죽어 쓰러지면 땅은 사막으로 변해간다’ 세계 4대문명의 발상지인 나일강, 황하강, 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강 유역의 찬란했던 문화가 지금은 모두 모래 속에 묻혀 있다. 이렇게 산림을 돌보지 않았던 대가는 문명 발상지까지도 황폐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오늘 눈앞에 닥쳐 있는 지구의 온난화, 사막화 문제는 산림을 파괴한 결과에서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산림도 일제의 목재자원 수탈, 광복과 6·25전쟁 등 사회혼란기의 도남벌, 임산연료 채취 등으로 극도로 헐벗었으나 치산녹화와 산지자원화 계획의 추진으로 이제 가는 곳마다 가득한 나무, 울창한 숲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숲의 혜택중 임산물 소득 이외의 것을 공익적 기능이라 한다. 우리나라 숲의 공익적 기능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면 2000년도를 기준으로 무려 50조원에 달한다. 이는 국민총생산의 10%에 상당하는 금액이며, 국민 한사람마다 106만원에 상당하는 혜택을 주는 것으로 농·림·어업 총생산액의 2배에 달하는 것이기도 하니 실로 엄청난 자원인 것이다. 목재와 산나물 약초 등 임산물에서 얻어지는 직접적인 소득 외에 1㏊의 산림에서 연간 44명분의 산소를 공급하는 대기정화기능, 빗물을 머금었다가 서서히 흘려보내는 ‘녹색댐’의 역할, 산사태를 방지하고 산림휴양지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또한 야생동물 등 생태계의 보금자리가 되기도 한다.

이러한 우리의 소중한 숲이 산을 찾는 여러 사람들에 의해서 쓰레기가 나뒹굴고 음식물찌꺼기로 더럽혀져 악취가 풍기고 있다. 자기 집에서 발생한 쓰레기는 스스로 처리하듯 이 집 밖에서도 자기가 만든 쓰레기는 반드시 되가져 가야 한다.

최근의 피서형태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바다와 강 중심으로 쾌적한 휴양공간선호 및 가족중심의 휴양문화로 바뀌어가고 있으며, 이에따라 산과 계곡을 찾는 인구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특히 주 5일 근무제 등에 따라 레저 인구도 더욱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로 쓰레기 투기, 무단취사 행위 등도 증가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우리 도에서는 산을 보다 깨끗하게 가꾸자는 취지에서 사람이 많이 찾는 명산, 계곡 등 115개소 4만4천㏊를 산지정화 보호구역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이를 위하여 지정된 장소외에서는 야영이나 취사행위를 할 수 없으며 위반시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해의 경우 56건에 252만원을 부과한 바 있으며 금년에도 피서 성수기인 8월부터 공무원과 유급감시원, 공익근무요원을 배치하여 건전한 산행질서가 자율적으로 정착될 때까지 지도해 나가고 있다.

한편으로는 산과의 자매결연을 맺은 447개 기관·단체 4만여명으로 하여금 책임관리구역을 자율적으로 깨끗이 관리해 나가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관 주도하의 ‘깨끗한 산 가꾸기’는 한계가 있으므로 우리 스스로 자율적으로 안버리고 자기 쓰레기는 되가져 간다는 의식전환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도민 전체가 주인의식을 가지고 산과 계곡을 더욱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꾸는데 적극 동참해 주기 바란다.

/김 덕 영 경기도 농정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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