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가치창조(價値創造)와 기업 부(富)의 사회 환원(社會還元)중에서 어디에다 더 중점을 두어야 할까?’에 대한 질문에 대다수의 사람은 후자를 지지하며 강조한다.
‘기업이란 과연 무엇이며 무엇을 하는 곳일까?’ 라는 질문을 던져보면 그 답이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후자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아마도 기업다운 기업에 대한 사회적 공감과 인식이 덜 성숙된 탓이거나 아니면 그 동안 기업들의 불법, 탈법 및 비윤리적(非倫理的)행위에 대한 반 기업(反企業)정서가 너무 크게 강조된 탓이 아닌가 생각한다. 기업은 그야말로 부(富)를 창조하기 위한 사회제도의 하나이다.
기업은 오직 부를 창조하고자 하는 사람이나 집단이 그네들의 자유의지(自由意志)로 법절차에 따라 만들어 지는 인위적(artificial)제도이다. 따라서 기업의 목적과 존재이유는 어디까지나 부(富)의 창조와 이익(利益)의 추구에 있다.
기업 이익의 진원지는 고객의 호주머니다. 따라서 기업이 이익을 내려면 우선 고객의 주머니로부터 자사의 제품/서비스에 대하여 쾌히 돈이 나오게끔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자사의 제품/서비스가 고객이 원하는 바에 가장 가까운 것이어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과 거리가 있는 제품/서비스를 가지고 고객의 주머니로부터 돈이 흘러 들어오기를 바란다면 이는 사업실패에 이르는 지름길이다.
기업이익은 기업의 제품/서비스에 지불하는 고객의 돈(이것이 기업의 매출액이 됨)이 그 제품/서비스를 만들거나 구입해서 고객에게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보다 클 때 생긴다. 곧 매출액에서 비용을 차감한 것이 이익이다. 따라서 이익을 극대화하려면 고객을 끌어당길 수 있도록 제품/서비스를 경쟁자의 것보다 더 좋게 차별화해야하며, 또 비용절감을 위해서 공정부문과 관리부문을 지속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지난 40여 년간의 포춘(Fortune) 500대 기업의 사업경험은 바로 이 점을 단적으로 웅변해 준다. 미국전략계획연구소(Strategic Planning Institute: SPI)의 PIMS 프로그램에 의하면 매출증대노력이 이익창출의 80%를 좌우하는 반면 비용절감노력은 단지 20%정도만 기여한다고 전한다. 이러한 발견사실이 모든 국가의 어떤 기업에게나 다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부분의 한국기업들에게는 대단히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네들은 스케일 메리트(scale merit)를 추구하기 위한 규모 확대나 직접적으로 비용절감을 위한 구조조정이나 합리화 노력만으로는 기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없다고 실증적 근거를 가지고 전한다.
지금 국내·외 시장에서 고객의 요구는 급변하고 있으며, 또 이를 충족시키기 위한 기술진보는 더 빨라지고 있다. 끊임없이 변하는 시장요구를 가속적으로 진보하고 있는 기술로 어떻게 충족시킬 수 있는가에 대하여 남다른 역량과 지혜를 발휘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는 것이 기업들이 직면한 오늘의 현실이다.
이제 ‘기업하기 좋은 나라’는 단지 정치적 구호로서만 그쳐서는 안 된다.
시장변화에 부합하는 제품기술과 공정기술이 기업성공의 요체라는 포춘 500대기업의 실증적 메시지에 우리의 기업과 정부와 국가지도자가 눈을 뜨고 귀를 열 때, 비로소 우리의 기업들이 2만 불 달성의 주역과 세계기업시민(corporate citizen)으로서의 소임을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인 호 한양대 산업경영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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