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 때 열린 평애미화사 노조 정기총회에서 필자는 IMF시절보다 정치·경제·노동 문제등이 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1년이 지난 지금은 건국후 최악일 정도로 더더욱 어려워져 희망이 보이질 않는다.
정치는 전과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고, 경제는 점점 수렁으로 빠져 국민은 이제 거의 자포자기 상태 함몰했다. 어려운 국민경제를 살려 좋은사회를 만들어 달라고 선거를 통해 국민의 마음을 보여주었건만 말로는 여전히 국민경제를 살리겠다고 하면서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고 오히려 살기가 더 어려워져만 간다.
지금 서민이 원하는 것은 어떻게하면 내수 경제의 침체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언제 꼭 잘살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다. 국가의 근간은 국민이고, 국민이 안정된 생활을 해야만 나라도 있고 정치도 있는 법이다.
그런데 작금의 현실은 국가와 정치는 있으나 국민은 없는 실정이다. 나무에 뿌리는 없고 줄기와 잎만 무성한거나 다름이 없다. 뿌리가 없는 나무가 얼마나 오래 살 수 있겠는가? 뿌리가 잘 자라도록 물과 거름을 주어야 하는데도 얼마 남지않은 뿌리마저 잘라서 그 단물을 빨아먹으려 하는 일부 정치인과 공무원들이 난무하는 현실이 참으로 한심하고 안타깝다.
우리들 환경미화원도 전국에 약 3만명이다. 거리 환경을 위해 열악한 조건에도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땀흘리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이런데도 더 살기가 어렵다. 평택시는 예산절감이란 허울좋은 명목하에 청소업무를 민간위탁으로 넘겨, 평생직장으로 여기며 궂은 일을 마다않고 열심히 일하던 미화원들이 고용불안과 임금불안이란 이중의 고통을 떠안고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보이지 않는 그 뭔가에 의하여 민간위탁을 강행한 것은 분명히 잘못된 행정으로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는데도 아직껏 시정되지 않고 있다.
세계는 지금 이념의 대결구도에서 경제의 대결구도로 바뀌어 가고 있다. 경제적으로 국경은 사라지고 누가 더 좋은 조건으로 물건을 공급하느냐 하는 치열한 전쟁을 치른다. 이런 분위기속에 우리나라도 공장들이 해외로 빠져 나가고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이 마치 노조때문인 것처럼 말하면서 어느 누구하나 책임지고 해결하려는 사람이 없다.
그러나 노동계도 귀족노조와 서민노조가 있어 대립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총의 일부 대기업 귀족노조는 임금인상 파업등을 자제하고 현재의 임금격차 부분을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서민노조의 동료들에게 분배하여 서로가 잘 살 수 있는 사회조성에 힘써야 한다.
이렇게 하나가 되어 열심히 일하고, 정부는 물가안정 등에 힘써 서로 협조할 때, 임금은 안정되고 고용도 안정되어 해외로 떠났던 공장도 다시 돌아오고 경제성장도 지속되는 것이다. 선진국일수록 힘든 일, 지저분한 일, 위험한 일을 하는 노동자의 임금이 많고 사회적 대우도 자부심을 지니고 살게 하고 있지만 우리의 현실은 오히려 정반대로 가는 실정이다.
그러나 절망으로 끝나서는 미래가 없다. 우리들 환경미화원 등 노동자들은 비록 절망적 상황이지만 우리가 하는일은 사회의 거울이란 긍지를 갖고 묵묵히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너무도 힘겨운 길을 무겁게 가고 있지만 반드시 좋은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싶다.
/임성식 평애미화사 노조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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