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즐거운 추석명절과 공명선거

아침에 출근할 때 몇 개 안 되는 넥타이 중 하나를 골라주며 “아빠! 오늘은 이것 매세요”하는 여섯 살 짜리 딸 아이가 있다.

유치원에서 배운, 착한 일 하루에 한 가지씩 하는 일 중 하나라고 한다. 시키지도 않은 일이 대견스러워 딸 아이가 건네 준 넥타이를 매고 하루를 더욱 멋있게 시작할 마음을 갖게 된다.

이처럼 더러는 가족에 대한 소중함이 가끔 사소한 것에서 느낄 수 있어 미소를 짓게 하는 것 같다.

우리 모두에게는 살아가면서 추구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부자가 되는 것 일 수 있고, 건강일 수도 있다. 승진일 수도, 가정의 행복일 수도, 또 명예일 수도 신앙생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글을 보는 오늘은 그중에서도 소중한 것은 가정의 행복이라고 생각해 본다.

며칠 있으면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의 참의미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한번 느끼는데 있을 것이다. 멀리 떠나 살던 가족들이 모여 조상께 차례를 지내고 정담을 나누는 모습, 어렸을 적에 본 그 모습이 어른이 되어도 항상 추억속에 남는 것은 각박한 세상살이에 마음의 양식이 되는 신선한 삶의 오아시스와 같다.

그런데 이런 추석에 반갑지 않은 일들이 나타나곤 한다. 바로 일부 정치인들의 잘못된 형태이다. 지역구를 돌아다니며 추석인사를 구실삼은 금품이나 음식물 제공행위가 관행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물의를 빚곤 한다.

평소엔 찾지도 않던 경로당이나 노인회관 등에 나타나 선거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하기도 한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 이젠 구세대에 있었던 잘못된 관행은 바뀌어야 한다. 정치인도 달라지고 유권자들도 달라져야 한다. 때가 되면 정치인에게 그 무엇을 은근히 바라곤 하는 일부 유권자의 구시대 의식은 공명선거를 좀 먹는다. 이를 미끼 삼아 금품을 뿌리는 정치인의 낚시밥은 민주주의를 좀먹는다.

이만이 아니다. 선거법 위반행위에 이젠 성역이 없다. 비밀도 없다. 결국은 다 드러나게 마련이다. 주는 정치인이나 받는 유권자나 다 법에 의한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한다.

개인의 명예 뿐만이 아니고 소중한 가정의 행복까지 위협받는 것이 선거사범이다. 좋은 명절에 사소하게 여겼던 선거법 위반행위로 한 가정의 행복이 불행해지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공명선거 정착을 위해선 불가피한 법률적 장치다.

일부정치인들의 그릇된 행동으로 묵묵히 지역의 문제, 국가의 문제를 위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정치인들까지 같이 비난 받는 것은 참으로 딱한 현상이다. 비단 추석이라고 해서가 아니라 평소에 지역주민의 어려움을 경청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는 정치인이 모두 되었으면 정말 좋겠다. 정치인이 명절에 금품을 뿌리기 보다는 유권자가 정치인의 덕담을 하는 그런 명절이 되길 바란다.

추석에 가족들이 모이면 화제가 정치 이야기로 돌아가곤 한다. 이번 추석엔 정치인에 대한 얘기가 어떨지 궁금하다. 다음이라도 정치인에 대한 좋은 이야기로 훈훈한 명절이 되길 기대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가정의 행복을 위해서다./박경우 수원시 영통구선관위 관리계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