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가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기준으로 사상 처음 배럴당 50달러를 넘어서는 등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고 있어 우리경제에 미칠 파장이 우려되고 있다.
◇국제 유가의 상승세 지속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1월 인도 분이 배럴당 52.67달러(10월7일 현재)까지 오르는 등 국제유가의 고공 행진이 지속되고 있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원인을 보면 이라크 등 중동지역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의 감소, 나이지리아 政情 불안, 미국의 태풍 피해 등으로 세계 원유의 총 생산과 비축분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또한 세계 2위 석유 소비국가로 부상한 중국과 미국·일본 등 주요 소비국가 들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과 더불어, 국제 원유시장에의 투기자금 유입 등으로 국제 유가의 고공 행진이 쉽사리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물가 상승 및 성장 둔화
이처럼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면서 휘발유값 인상, 버스요금 등 공공 요금의 인상과 더불어, ‘장바구니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어 당초 정부가 목표로 세웠던 3%대 물가 관리가 위협을 받고 있으며 4%대 물가 상승까지 우려되고 있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우리 경제의 성장률을 5%대에서 4.6%로 하향 전망하는 등 4%대 성장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경기침체 속에서도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0월초 한국은행은 내년중 국제 유가가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50달러 대로 상승할 경우 ‘저성장 고물가 현상’의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우리 경제의 문제는 기름 한 방울 안나는데 하루에 230만 배럴(1억1,500만 달러; 배럴당 50달러 기준)의 원유를 사용하고 있어 국제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경제이론상 실물경기가 호황이면 물가가 상승할 수 있으나 고유가로 인해 물가가 오르는 경우는 제조업의 원가 상승(Cost push Inflation)과 수출 경쟁력의 약화 및 경제 성장률의 하락으로 나타날 수 있어 그 문제가 크다 할 것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의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할 경우 경제성장률(GDP)이 0.1% 포인트 하락하고 물가는 0.15%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또한 삼성경제연구소에 의하면 배럴당 10달러 상승시 경제성장률이 1.34% 하락하는 내용의 분석자료를 내 놓은 바 있다.
◇에너지 안보 차원의 석유수급대책
이처럼 고유가가 복합적인 이유로 당분간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과 수출 경쟁력 약화, 경기침체의 지속과 성장 둔화 등 미치는 파장이 클 전망이다. 특히 불황에도 물가가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도 정부는 석유자원을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수급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는 세계 석유 공급국가의 생산량 부족과 비축분의 감소와 더불어, 중국과 미국·일본 등 에너지 소비국가 들이 에너지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어 우리 경제도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천연가스 등 대체 에너지원 발굴을 위해 세계 1위의 천연가스 매장량 보유국이며 생산국인 러시아로부터의 대체 에너지 확보 등 전략적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기업 및 국민 모두가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하고 실제 석유소비를 줄일 수 있는 범 정부차원의 에너지 안보전략을 재정립하고 단계별 석유수급대책을 마련함으로써 다가 올 동절기 에너지 위기에 슬기롭게 대처해야 할 것이다.
/김 창 수 토공 수석연구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