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경제전망을 묻는 갤럽국제조사기구의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11월∼12월에 갤럽 회원국인 65개국 6만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5년 전망에서 질문에 응답한 한국인 1천507명 중 62%가 내년이 올해보다 더 어려워 질것이라고 답했으며 이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관적인 조사결과이다. 또한 65개국 공통질문 외에 한국인에게만 내년도 개인소망과 국가적 소망을 물은 결과 개인적 소망으로는 38%가 ‘가계소득 증가와 경제안정’이라 응답했으며, 국가적 소망으로는 52%가 ‘경제안정과 활성화’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결과가 말하는 것은 향후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폭넓게 형성되어 있으며 국가를 운영하는 정책 담당자들에 대한 불신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경제에 대한 전망이 어둡다고 탓만 하고 있을 수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이 자명하다. 전 세계의 기술 선도 국가들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대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연구개발을 통한 이노베이션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 비춰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 정도를 알 수 있는 ‘2004년도 과학기술연구활동보고서’를 참고하면 2003년 우리나라 연구개발 투자액은 19조687억원으로 전년대비 10.1% 증가했으며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64%이다.
우리나라의 연구개발 투자액이 국내총생산에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 편이지만 절대규모를 비교해보면 상당히 미흡하다고 판단된다. 실제로 2.64%를 절대규모로 따지면 미국의 1/10, 일본의 1/4, 독일의 1/2에 불과하며 이 마저도 대기업에 의한 연구개발의 선도 덕분이다. 향후 건실한 경제구조를 가지려면 대기업뿐만 아니라 국책연구기관, 대학, 중소기업, 벤처기업의 연구개발비가 대폭 증가돼야하며 이에 발맞추어 이공계 박사급 연구원 수도 증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진국가가 지향하는 이노베이션은 새로운 환경변화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적응하는 것이며 항상 위험을 내포하고 있으나 이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는 국가와 기업만이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이노베이션은 구상만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므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지도력이 필요하며 특히 정부는 국가를 이끄는 리더로서 옳은 지도력을 가져야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는 전자, 반도체, IT산업 등에서는 활발한 이노베이션이 진행되었고 현재도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기술을 위협하고 있는 중국, 핀란드 등 경쟁국들의 기술력을 능가할 수 있는 새로운 방향으로 이노베이션이 진행되어 신기술을 개발함으로써 기술격차를 넓혀야 한다. 왜냐하면 지금까지는 남의 기술을 모방하였으나 향후 창의성을 활용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며 신기술이 아니면 기술경쟁력을 잃어 퇴보하기 때문이다.
진정한 이노베이션이란 정부, 기업, 대학이 공통된 인식하에 상호협력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판단되며 특히 정부가 기업, 대학, 국책연구소 등 여러 주체들에게 이노베이션을 권장하고 앞장서야 하므로 정부의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처럼 정부가 4대입법의 통과를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은 이노베이션에 위배되는 것이며 전혀 미래지향적이지 않다고 판단된다. 무릇 정치란 이노베이션을 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역할을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이다.
/이 종 선 대진大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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