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벤처정신을 키우자

최근 지속된 경기의 어려움으로 우리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 같다. 이런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굳건하게 세계시장을 누비며 건실한 성장을 지속하는 기업도 있어 한편으론 큰 위로와 희망이 되고 있다. 경제가 어렵고 불투명할 때 일수록 우리는 기업가정신+도전정신인 벤처정신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청년실업 문제나 기업성장이 침체되는 문제에 대한 해법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IMF외환위기 때 큰 몫을 했던 벤처기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물론 벤처기업의 성장과정에서 제기되었던 여러가지 부작용은 있었지만 총체적으로 평가해보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큰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제기된 부작용들은 벤처업계와 우리사회에 충분한 학습효과를 주었기 때문에 오히려 큰 자산이 되었다고 본다. 이제 지난날의 문제점을 교훈삼아 새롭게 제2의 벤처도약을 시도할때가 아닌가 싶다. 신 벤처의 도약은 벤처정신을 기본으로 출발해야 한다. 끊임없는 도전정신, 밤을 불태우는 연구정신, 땀을 흘리는 혼신의 노력, 이런것들이 벤처정신을 나타내는 수식어들 아닌가.

그러나 언제부턴가 우리기업에는 대부분 이런 정신이 사라진 지 오래된 것 같다. 이제 새롭게 벤처정신을 바탕으로 한 신 벤처문화를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 우리는 몇가지 기존관행과 제도를 먼저 혁신시킬 필요가 있다.

첫째는 창업과 벤처지원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현재 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자금, 보육, 교육, 투자지원제도의 상호연계체제와 보육·창업·교육·금융지원 기관간 업무협의나 교류가 미흡한 실정이다. 유관지원기관과 지원 인프라간 유기적인 연계체제를 구축하고 지원제도를 성장가능 기업에 대해 집중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개별기관의 운영에만 집중된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네트워킹화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창업벤처에 대한 금융지원시스템을 혁신시켜야 한다. 창업초기기업은 기술개발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특성을 갖고 있다. 초기에는 R&D에 자본금이 집중투자 되기 때문에 기업의 회계상 부채로 남게된다. 그러나 대부분 금융시스템은 재무제표에 의한 평가만 기계적으로 고수한다. 초기기업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요소에 대한 금융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벤처창업의 성공은 공염불에 불과하다.

셋째로 창업시부터 확실한 경영전략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기술개발은 항상 판매가 가능한 개발과제를 선정해야 한다. 시장성 없는 기술개발은 개발 후 과도한 추가자금이 소요되고 결국은 경영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개발전에 분명하고 확실한 자금조달과 판매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 금융기관은 경영전략이 불확실한 기업에 대해서는 절대 지원하려 들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업기업에 대해 이러한 부문에 대한 사전 경영컨설팅을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기업간 인수 합병(M&A)이 과감히 이뤄지도록 해야한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정부의 지원정책에 안주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자생력을 갖는 벤처정신은 실종되는 것이다. 어떤 경우는 시장성이 없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정부의 자금지원을 요구하면서 버티기도 한다. 이러한 벤처정신이 실종된 기업을 가려 낼수 있는 평가기법의 개발을 통해 과감히 시장에서 구조조정이 이루질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상의 신 벤처정착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관행과 제도가 선행적으로 개선될때 우리의 또다른 도약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언젠가 우리 경제는 기나긴 어둠의 터널에서 벗어날 것이다. 그러한 희망을 저버리지 않도록 기업인들을 격려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격려의 밑바탕이 바로 벤처정신의 보급 확산이다. 지칠줄 모르는 벤처정신은 우리경제를 재도약하는데 큰 힘이 될 것이고, 중소벤처기업의 도약은 우리 경제 성장의 엔진이 될 것이다. 벤처정신으로 무장한 중소벤처기업인들이 활짝 웃을 수 있는 화사한 봄날이 하루속히 오길 기대한다.

/이 일 규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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