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지적재산권의 중요성

새로운 한해의 시작과 함께 경제계의 좋은 소식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해결책이 보이지 않고 답답하던 서민경제와 교육부총리 임명과 관련하여 갈팡질팡하는 정치 때문에 속상해있던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가전기기 전시회인 ‘2005 CES’에서 LG전자와 삼성전자가 각각 16개와 13개의 혁신상을 받아 2500여개 참가업체 중에서 1·2위를 차지했다.

가전제품의 신기술 동향을 알 수 있는 CES에서 우리나라의 기술력이 세계적 수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으며 이를 계기로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 영국의 경제주간지인 이코노미스트, 미국의 경제주간지인 비지니스위크 등은 삼성·LG전자에서 배우라는 특집기사를 실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국산 중형차들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2004년 가장 큰 기쁨을 준 자동차(most delightful vehicle)’로 뽑혔다. 미국 소비자전문 조사기관이 혼다 어코드, 볼보 S40, 도요타 캠리 등 18개 유명 중형차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기아자동차의 ‘오피러스’(수출명 아만티)와 현대자동차 XG350이 각각 1위와 3위에 올라 향후 수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또한 현대자동차가 디트로이트의 ‘북미 국제오토쇼’에서 신형 쏘나타를 선보이면서 싸구려 자동차 제조업체라는 이름을 탈피하고 미국과 일본 업체들의 경쟁자로 떠올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보도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이제 한국을 1980년대의 신진세력이었던 일본과 비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좋은 소식 뒤에는 그동안 좋은 상품의 연구개발에 밤낮이 없었던 연구원들과 생산성을 높이려는 현장 종업원들의 노력의 결실이며 이러한 연구결과를 활발하게 지적재산권으로 출원한 노력의 대가이다. 며칠 전 삼성전자가 특허경영을 강화하기로 하고 기술개발만이 안정적 실적확보라는 인식하에 2007년까지 연 2천건 이상을 특허등록하기로 결정한 것은 대단히 바람직한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아 작년 한 해 동안 해외에 지불한 로열티가 5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반도체, 휴대폰 등 첨단 정보기술 산업분야에서 해외 지적재산권을 활용하는 빈도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지적재산권을 해외에 팔아 받은 로열티는 지급액의 3분의1 수준에 불과하므로 지적재산권 획득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길만이 로열티 수입을 늘리는 지름길이다.

지적재산권이란 새로운 기술을 등록받음으로써 권리자만이 독점 배타적으로 권리를 부여받는 제도로서 발명특허, 실용신안, 의장, 상표 등이 있으며, 국내특허와 국외특허가 있다. 특허의 대상이 되는 발명은 기술에 관한 모든 아이디어로서 반드시 제품일 필요는 없으며 새로운 물질, 제조기술, 통신방법 등 일정한 형체가 없는 기술사상도 해당된다.

특허는 특허권자 이외의 어느 누구도 그 기술을 자신의 영업 목적에 이용할 수 없으므로 특허발명을 실시하고자 하는 자는 반드시 특허권자에게 특허권 사용료(로열티)를 지불하고 실시인가(라이센스)를 얻어야 한다. 이처럼 특허권은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으며, 소비자들로부터 매우 큰 호응을 얻는 제품을 장기간 독점적으로 생산할 수 있게 함으로써 특허권자를 동종업계의 선두주자로 만드는 일등공신이 될 수 있으므로 기업은 적극적인 자세로 지적재산권을 획득해 국제경쟁에서 보호받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 종 선 대진大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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