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삼일절, 우리의 미래를 생각하며

얼마전 토종 소나무가 외국에서 유입된 해충에 의해 고사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했다. 생태계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요인은 인간의 환경 파괴에도 있겠지만 부분별한 외래종의 수입으로 토종의 자리를 줄게 하는 것이 더 크다고 한다. 유럽공동체(EU)의 예를 보듯이 지금 세계는 산업화의 단계를 넘어 정보화, 세계화로 단일 생활권을 지향하고, 우리의 삶도 과거에 비해 풍요로워졌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국의 문화, 전통, 역량의 계승 발전 없이는 새로운 세계를 개척할 수 없음도 근세기 개항, 개방의 우리 역사를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 모든 민족과 국가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이 때에 86년전 우리 민족의 자존심과 세계평화의 여망을 실현한 3·1독립만세운동을 생각한다. 민족대표 33인의 독립선언서 발표와 신분, 계급, 종교, 사상을 초월한 온 국민이 자발적인 참여로 자주독립을 펼친 평화적 시위운동은 민족해방운동임을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3·1만세운동은 일제 식민지 지배하 우리민족이 겪은 고통과 잔혹한 일제의 만행을 세계에 폭로하며 모든 민족과 국가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야 함을 천명한 운동이었고, 국내 뿐만 아니라 만주, 미주, 일본 등 우리민족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어디에서나 독립선언과 독립시위운동이 일어났다.

3·1운동을 통하여 민족역량과 독립역량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 임시정부를 수립, 독립군 무장투쟁, 각계각층의 항일민족운동이 이어져 광복을 기약할 수 있게 하였다. 이러한 역사속 애국선열들의 빛나는 민족정신이 있었기에 숱한 외침과 국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민족은 단결된 힘으로 이를 극복하였으며,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 사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우리로 하여금 느끼게 하고있는 것이다.

또한 3·1독립만세운동은 우리 나라가 선진근대국가로 출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일본 제국주의의 야욕을 세계에 알리며 모든 민족과 국가가 자유롭고 평등하게 살아야 함을 천명한 운동이었다. 이는 당시 우리의 선조들이 태극기를 들고 전국에서 일제히 만세의 함성을 드높였고 그 방법은 평화적이었으며 그 결과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대한민국임시정부를 건립, 1945년 8·15해방까지 치열하게 독립운동을 전개하게 하였고, 오늘날 우리가 세계 10대 무역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민족정신의 발로였다.

아직도 일본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 하고, 경제력을 앞세워 군사대국화를 꾀하고 있는 현실에서 민족자존, 세계 평등 평화를 외쳤던 선열들의 함성을 우리는 결코 잊어서는 아니될 것이다. 개방, 개혁이 시대의 과제라 할지라도 민족혼까지 버릴 수는 없는 것이며, 우리의 민족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틀을 먼저 세우고 이웃 나라와 평화 공존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임을 우리는 우리의 역사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1등 국가를 지향하여 세계평화의 파수꾼임을 자임하고 있고, 유럽은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 이에 대응하고 있으며, 중국은 괄목상대할 만한 경제성장을 무기로 동북공정 등 우리와 대치점을 만들고 있고, 일본은 경제, 군사력을 바탕으로 과거의 번영(?)을 도모하며, 북한은 핵무기로 우리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등 우리 주변 나라들이 모두 새질서를 모색하고 있는 이 때에 우리는 보다 근본적이고 진취적인 자세로 미래를 보아야 할 것이다. 나에 대한 반성보다 남에 대한 평가와 비판만을 앞세울 때 우리는 과거로 회귀할 것이고 방향마저 잃고 말 것이다. 우리는 우리 선열들이 피와 땀으로 이룩한 이 나라의 무궁한 미래를 위해 오늘의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과거 세계 나라의 주권이 상실된 때 선열들이 보여준 애국·애족 정신이 오늘의 소중한 정신적 가치로 회복시켜 후손에게 계승 발전 키는 일이야 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의 소임이자 시대적 사명이라고 생각해본다.

86년전 우리 선열들이 3·1독립운동을 전개한 뜻과 정신을 되새길 때 우리는 후손들에게 자랑스런 선조로 기억될 것이라 생각한다.

/노 영 구 수원보훈지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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