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경기도 교육감의 자격 기준

페스탈로치나 방정환 같은 분을 우리는 ‘어린 생명을 사랑하는 교육자’, 즉 어린이를 사랑하는 위대한 교육자라 부른다. 어린이가 평화롭고, 아름답고, 건강하게 자라지 않고서는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어린 생명을 사랑하고 존귀하게 여기며 정성들여 키우고 교육시키는 자만이 진정한 내일의 대한민국을 생각하는 애국자요, 참다운 스승이라고 부를 수 있으리라.

오는 18일은 앞으로 4년 동안 경기도의 교육과 학예에 관한 업무를 총괄·집행하는 최고 책임자인 교육감을 선출하는 중요한 날이다. 참다운 스승의 한 분인 교육감은 선생님 중의 선생님이요, 교육자 중의 교육자로 앉으나 서나 교육을 위해 분골쇄신 몸 바쳐 일하는 자리이다.

우리 나라 시·도중 가장 복잡하고 다양한 교육환경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 경기도이다. 학교 수 3천470개교에 학생 수 191만여 명, 교원 수 7만8천여 명으로 수도 서울보다 학생수가 더 많다.

또한 평준화 존치냐 해제냐 학구 조정과 각종 민원, 교원단체 및 시민단체 등 각양각색의 이해집단 간 논쟁으로 연중 바람 잘 날이 없다.

이와 같은 경기 교육이 직면하고 있는 현안을 탁월한 행정력으로 추진할 수 있으며 교육적으로 반하는 일에는 직을 걸고 해결할 수 있는 심신이 건강하고 걸출한 능력을 지닌 CEO가 요구된다. 무한경쟁 시대의 21세기 경기교육의 비전을 제시해 줄 수 있는 지식과 덕망을 지닌 교육 행정가, 은칠을 해서 뒷부분이 가려진 거울처럼 단면만 보는 안목보다는 투명하게 훤히 내다 보이는 창문처럼 해박한 행정지식으로 다방면을 조망하여 통합 조정을 꾀할 수 있는 유리와 같은 교육감이 현 교육상황에서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후보자별 성향에서 다음과 같은 자는 배제되어야 한다고 본다.

첫째, 특정한 학연 지연으로 능력과 무관하게 임명직의 지위에 오르고 그 연을 이용하거나 부추기는 사람, 둘째, 철학의 빈곤으로 경기교육의 수장이 되기에는 버거운 사람, 셋째, 교육의 전문성, 자주성, 특히 정치적 중립성에 의심되며 지극히 정치적 성향이 있는 사람, 넷째, 도덕성과 인품에 결함이 있고 경로 효친에 빈축을 받는 사람, 다섯째, 젊은 시절 부단한 자기 연찬과 학생들 가르치는 일에 진력하기보다는 잔재주로 정치권이나 권력에 아부하고 기웃거린다고 평판이 나 있는 사람.

특정자리가 탐이 난다고 해서 큰 그릇이 될 수 없는 함량 미달자가 선출직에 당선되어 국가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례를 우리는 지방자치 14년 동안 무수히 목도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필자는 경기도 교육감의 자격 기준을 다음과 같이 제안해 본다.

첫째, 특정 학맥이나 지연에 얽매이지 않고 통합조정 할 능력이 있는 사람. 둘째, 조직의 생명인 인사에 공정성을 실천할 수 있으며 인사 탕평의 의지가 있는 사람. 셋째, 선거 후 논공행상으로 능력에 상관없이 인사권을 행사할 우려가 없는 사람. 넷째, 난마처럼 얽히고 설킨 경기교육의 초·중등 교육 현안을 꿰뚫어 보며 해결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사람. 다섯째, 인품과 인간미가 귀감이 되고 해박한 행정지식과 업무 추진력이 탁월하다고 객관적으로 검증된 사람. 이와 같은 자격 조건을 갖춘 사람이 경기 교육의 수장이 된다면 미래 경기교육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거침없이 뻗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는 기관장으로서 갖춰야 하는 조직 장악능력과 인간관계 능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탁월한 행정력과 더불어 필요한 지식과 덕목을 겸비한 선이 굵고 뚝심 있는 걸출한 인물이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 흥 수

여주초교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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