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가 자동화 또는 정보화시대라 불리는 이유는 우리주변에 있는 건물, 자동차, 비행기, 선박, 교량 등과 같은 많은 구조물들이 자동제어에 의한 자동화기술로 운영되며 외부로 부터의 입력자료를 활용해 운영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구조물들은 대부분 많은 부품들로 조립되어진 조립품이므로 기능상에 문제점이 발견되면 분해해 문제를 해결한 후 다시 조립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즉 모든 구조물들은 많은 부품의 조립에 의해서 완성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는 2만∼3만개의 부품으로 조립돼 있으며 비행기는 8만∼10만개의 부품으로 조립돼 있다. 이와 같은 현실을 인지하면 왜 하나의 메이저 자동차회사에 3천∼4천개의 소재가공공장과 부품가공공장이 필요한지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부품소재산업의 발전은 그 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높이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그 영역이 대기업 뿐만아니라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며 고용창출 효과도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으므로 국가의 산업발전 방향과도 연관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중화학공업에 치중하면서도 부품소재산업 육성 노력이 부족해 많은 부품소재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으며 근래에 들어 이러한 부품소재와 관련된 무역역조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들을 산업자원부를 비롯한 정부에서 논의하고 또 부품소재산업 관련 업체들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지원의 밑바닥에는 우리나라 부품소재산업의 대외경쟁력이 일본의 2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결과가 반영됐다고 할 수 있다. 비록 작은 변화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자동차의 성능이 미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보이면서 자동차 산업 분야의 부품소재들의 수출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현상은 우리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세계시장에 우리의 부품소재들을 수출할 수 있으며 외국 부품소재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는 것이다.
부품소재산업이 중요한 또다른 이유는 완제품 생산원가의 6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부품소재산업의 경쟁력이 곧 완제품의 경쟁력으로 연결된다는데 있다. 이러한 연유 때문에 정부가 2010년까지 향후 5년간 5천억을 투자해 300개의 부품소재기업을 집중 육성해 세계적인 핵심 부품소재 공급기지로 만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일본 기술에 종속되지 않으려고 노력해 왔으며 위기이자 기회인 중국시장 점유율을 높이려고 노력해왔다. 코트라는 ‘한일 미래 성장동력산업의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디지털TV, 디스플레이, 로봇, 미래형 자동차 등 차세대 성장전략산업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일본과의 한판 대결을 피할 수 없으며 첨단기술과 성장산업 주도권을 놓고 일본 정부와 기업들이 최근 한국기업에 대한 경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디지털가전 등 일부 분야에서 한국이 일본 시장점유율을 앞지르는 등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무역협회는 우리나라 대중국 수출품의 80% 정도가 부품과 반제품 등 중간재에 편중돼 있어 중국의 성장에 따른 효과를 지속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산업 육성이 절실하며 중국이 부품과 소재산업에서 대대적인 수입대체를 추진하고 우리기업의 대중 투자 둔화에 따른 자본재의 대중 수출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중장기적으로 우리의 대중국 무역수지 흑자기조가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일본과 향후 대등한 자세로 경쟁하면서 중국의 성장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소재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종 선 대진대 기계설계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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