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수도권 지역 중소기업의 혼란

최근 경인지역 중소기업 CEO들의 모임에서 자주 나오는 화제 중 하나가 혼란스런 시국이라는 것이다. 얼마 전 대통령의 TV대담회를 통해 비춰진 중소기업에 대한 관심이 향후 실질적으로 중소기업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이냐, 정부 관련 부처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상생 강조를 지나가는 연례행사로 받아들여야 하느냐가 혼란스럽다고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시각이 바뀌고는 있으나, 정작 중소기업 CEO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지수는 거의 무감각하다. 역시 현실 정책과의 상당한 거리감을 다시한번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반문 아닌 반문을 서로에게 확인하고 있다.

어느 기업의 CEO는 국내 대기업이 전년도 순이익이 10조를 넘었으며 자사 임·직원에게 연봉이 넘는 인센티브를 지급했다는 사실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중소기업의 부품 값은 깎아 대기업 이득만 키웠으면서도 무엇이 그렇게 당당하느냐는 것이었다. 대기업의 효자 제품인 수 많은 제품은 모두 중소기업의 피와 땀의 결실인데 혼자만 잔치를 벌이고 바로 뒤돌아서서 다시 중소기업의 부품 값 깎아 내리는 도의적으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수 없이 반복되는 현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혼란스럽다고 한다.

그 옆의 CEO는 전자분야는 그래도 꾸준하게 성장하므로 생산 안전성이 있으니 다행이라고 하며, 자동차 부품업의 어려움을 토로한다. 매년 반복되는 자동차 회사의 노사 분규로 일년 열심히 노력한 대가가 1~2개월 조업중단에 의해 모두 날아가 버리므로 계속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현명한지 혼란스럽다고 한다.

얼마전부터 시작된 자동차 회사의 노사분규로 벌써부터 CEO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점입가경으로 옆의 CEO는 혀를 차며 대기업을 상대도 못하는 제조업에 대한 한풀이가 터져나온다. 도대체 정부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하는데 왜 이런 암담한 이야기가 오고 가는지 정말 혼란스럽다. 경제가 좋아지는 것은 중소기업의 이야기가 아니고 대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긴지 이것 또한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중소기업이 어렵다간 국내에서 누가 중소기업을 운영하며 고용을 창출해 줄 것인지 걱정이 앞선다. 이웃 중국의 경우는 한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어마어마한 조건을 제시하는데 정작 지역 내 기업을 육성할 지자체가 중국의 정책에 발맞추어 지역 내 기업을 중국으로 이전시키려 무척 애를 쓰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는 중국의 자자체와 자매 결연을 맺지 않은 곳이 없다. 중국은 자국 내 한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위함인데 국내 지자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는다.

국내 산업공동화가 심각하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지역의 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각 지자체에서 주장하면서 한쪽에선 국내기업을 중국 등으로 보내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있으니 중소기업이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특히 이러한 현상들은 대형 전자 관련 대기업과 자동차 기업이 몰려있는 경인지역이 두드러지며, 중국이전의 선무공작에 지자체가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역시 경인지역 지자체들이다. 따라서 경인지역의 중소기업은 혼란의 복마전에 빠져 시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현 동 훈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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