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경기도 산업의 융합화로 시장 개척

경기도의 산업구조를 보면 한국 산업의 방향을 알 수 있다. 경기도에는 한국의 산업을 이끌고 있는 자동차와 전자 산업이 집중되어 있으며 생산기반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해 있다. 자동차 산업은 꾸준히 성장하면서 경기도 일원에 수 많은 관련 기업을 낳았다. 전자 산업은 백색가전이 중국이나 지방으로 이전하면서 자동차 보다는 좋지 않지만 여전히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한 부품·모듈 산업이 경기도에 남아 있어 부가가치 면에서 경기도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과 전자산업이 경기도에서 성장하면서 생산기반기술산업이 집적화 되어 자연스럽게 다른 산업의 성장에도 상승효과를 내었다. 국내의 생산기반기술산업은 세계적으로 최고의 수준은 아니지만 각 산업의 경쟁력을 가지게 하는 데는 충분한 저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기도가 NT, BT 등 첨단 산업을 육성함과 동시에 경기도가 가지고 있는 역량을 발휘할 특화 산업을 발굴하여 육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차세대 성장 동력 산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하지만 이러한 산업이 자기 역할을 하려면 상당기간을 요하게 된다.

즉 현재의 산업과 차세대 산업과의 차이를 메우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려면 기존 산업을 융합화하여 경기도의 강점이 드러나는 신규산업을 육성하여야 한다.

기업은 수익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지역 인프라 및 네트워크에 의해 사업이 전개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전을 고려하지 못한다. 따라서 경기도의 새로운 융합화 산업이 활성화 되면 경쟁력 있는 기업이 경기도에 지속적으로 남아 사업을 영위하고 고용을 창출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될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새로운 융합화 산업이 어떤 것이며, 경기도에서 가능한 것인가이다. 이 문제는 지금까지 경기도는 물론이고 각 지자체에서도 특화 산업화하기 위해 노력을 경주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새로운 융합화 산업에 대한 설명을 전반적으로 할 수 없으므로 한 예를 들어 보기로 한다. 즉 초정밀 광학산업이 대표적 산업이다. 초정밀 광학산업은 “빛을 만들고 정밀하게 제어하여 용도에 맞게 활용 및 응용하는 산업”으로서 최근에는 초정밀 생산기술이 접목돼 부가가치가 높아진 산업이다. 디지털 카메라, 카메라가 장착된 휴대폰, 컬러 레이저 프린터, 프로젝션 TV, LCD TV 모니터 등 초정밀 광학 모듈은 우리의 생활을 디지털 세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초정밀 광학산업이 전자산업에서 자동차 산업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다. 해외 자동차 전시장에서는 이제 밤에도 사물을 식별할 수 있는 나이트 비전 장치는 쉽게 볼 수 있다.

세계적 자동차 회사는 이러한 상황에 맞추어 초정밀 광학 부품에 대해 대폭적인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일본 자동차 회사는 도요다, 혼다, 미쓰비시 등에서 일본 내 광학전문기업과 연합하여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자동차용 초정밀 광학 산업은 단순하게 광학 산업과의 연계 차원을 넘어 영상용 센서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과 긴밀한 관계가 있으므로 다양한 산업이 융합화 되어 있으며, 초정밀 생산기술이 뒷받침 되어야 하므로 세계적으로 이러한 인프라를 고루 갖춘 지역이 드물다.

그러나 경기도에는 인프라 측면에서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세계적 수준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기지이며 국내 광학회사의 80%가 경기도에 집중되어 있고 자동차 회사 및 관련 부품회사도 집적되어 있어 초정밀 광학 산업이 꽃 피울 수 있는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다. 특히 초정밀 가공은 지진 등에 취약하므로 일본이나 대만 보다 한국이 유리한 측면도 있어, 경기도가 이 분야를 융합화 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기존 산업과 연계, 새로운 산업의 개척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진다.

/현 동 훈 한국산업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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