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해외 혁신도시에서 배운다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강력한 추진 결과들이 서서히 그 결실을 보고 있다. 176개 공공기관들이 이전할 각 시도의 혁신도시 입지선정이 마무리되는 등 혁신도시 건설이 임박하면서 앞으로 건설될 혁신도시의 모습을 전 국민이 큰 기대감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근래에 많은 사람들이 해외 혁신도시 유사 사례를 보기 위해 출국하고 있다. 노파심이지만 이러한 연수들이 본질을 뺀 외형만을 수입해 왜곡된 것을 받아들여버리는 우를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늘날 핫 키워드 중 하나인 웰빙이 발원지인 미국에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그 근본 사상이나 정신은 빠지고 그 틀과 형식만이 우리에게로 들어오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해외의 혁신도시에서 그 근저에 깔린 정신과 사상의 이해 없이 단순한 혁신도시의 겉모습만을 가져다가 우리 것에 적용시킨다면 많은 무리가 따를 것이다.

프랑스에 스트라스부르그라는 도시가 있다. 이곳은 프랑스 최고의 엘리트들이 공부하는 에나(ENA) 국립행정학교가 있는 곳이다. 물론 에나 국립행정학교가 있던 곳은 파리였으나 1994년도에 지금의 스트라스부르그로 이전 한 것이다. 프랑스의 수상이나 장관 등 프랑스의 고위직에 오르려면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학교가 수도가 아닌 파리로부터 447㎞ 떨어진 지방에 있다는 것이 우리에겐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도 몇 차례 서울대를 지방으로 이전하자는 목소리가 있었으나 강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다. 하지만 프랑스에서는 달랐다. 그 어느 누구도 에나의 이전에 대해 반대하지 않은 것이다. 기득권을 가진자들이 솔선수범해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면서 프랑스의 국가균형발전에 앞장선 것이다. 또한 정부가 추진하는 일에 대해 국민들도 신뢰와 지지를 보냈다. 옳은 것에 대해서는 자신의 희생이 따르더라도 동의하고 밀어줄 수 있는 정신 그 것이 오늘의 프랑스를 있게 한 것이다.

독일의 환경수도인 프라이브르그, 이곳에서 우리는 환경을 생각하고 지켜나가려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들을 볼 수가 있다. 우선 이곳은 도심에 차가 진입할 수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시내에서는 도보와 자전거, 트램이 주 이동수단이며 업무용 차량 이외에는 중심지에 차가 들어갈 수 없다. 우리의 관점에서 보면 과연 상점주들이 반발하지 않고 가만히 있을까 의문스럽지만 그들은 그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자동차를 없앤 보도위에는 매연과 정체 대신 사람들의 만남과 삶, 여유가 가득 넘치고 있다. 조금 불편해도 환경을 위해 자기의 것을 양보할 줄 아는 사람이 프라이브르그 사람들인 것 같다. 이 곳 주민의 대다수는 일반전기료보다 비싼 전기료를 내고 산다. 그들은 일반 전기요금과 비싼 전기료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자발적으로 비싼 전기료를 선택한다. 조금 비싸게 낸 전깃세가 환경을 보존하고 지키는 재원으로 사용되기 때문이다. 독일인들에겐 착한 사람이란 환경을 보전하고 지키는 사람을 의미한다. 그들은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옳다고 믿기에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는 것이다.

혁신도시를 최고의 도시로 만든다고 해도 지방으로 내려간다는 것은 개인과 가족의 희생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개인의 삶이 조금 불편해 지더라도 지방과 중앙의 공동 번영이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자신의 희생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우리에겐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프랑스와 독일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해외 사례에서 취해야 하는 것이 그 틀과 외형이 아닌 그들의 옳은 것에 대한 지지와 희생의 정신임을 배우게 된다.

/현 도 관

토지공사 토지정보분석실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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