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지역 고용증진을 위한 정책

국내의 중소기업 환경이 달라진 것은 누구를 막론하고 공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특히 내수시장의 한계와 해외 공장이전 등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에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80년대 이후 고도성장 시기에 가장 두드러진 현상 중에 하나가 대규모 국가공장 조성에 의한 중소기업의 집적화다. 수도권 지역의 국가공단을 살펴보면 이러한 국가공단이 더 이상 중소기업의 안식처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구로공단은 벤처빌딩이 들어서 순수 제조업보다 영업부 및 무역부를 가지고 있는 사무실 위주의 기업위주로 변모하고 있다. 국가 공단은 아니지만 부천지역은 땅값이 올라 중소기업이 제조업을 하기 위한 부담이 크다. 인접해 있는 남동공단은 상황이 더욱 어렵다. 인천 지역의 대규모 수요기업인 대우GM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남동공단도 동반해 어려워 졌으며, 아직까지 뚜렷한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월공단은 대규모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하거나 생산량이 축소되어 매년 총생산액이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기업들이 화성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어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시화공단의 경우도 남동공단이나 반월공단과 별반 다르지 않지만 워낙 소형 중소기업이 밀집되어 있어 아직까지 남동공단이나 반월단지처럼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공단지역 외에 화성 등의 지역에는 지리적 여건이 불리하지만 기업들이 국가공단에서 빠져나와 이전이 되고 있어 중소기업 밀집지역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을 보면서 대규모 국가공단을 조성하여 중소기업에 부지 문제를 해결하고 동종 업계 간의 시너지를 내는 효과가 어느 정도 빛을 잃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국가공단이 조성원가에 비해 몇 배로 부지 값이 상승해 더 이상 새로운 기업이 입주하기 어려운 실정이며, 국가공단의 장점이면서 단점인 각종 규제가 제조 활동에 상당히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대규모 국가공단이 더 이상 경기도의 미래를 책임질 수 없으며 중소기업의 보금자리가 아님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대규모 국가공단의 인력 수급 문제는 심각하며, 물류 흐름도 원활하지 못하여 대규모 국가공단보다 지역특화에 의한 산업화가 시급하다.

경제가 고도로 성장하고 생산량이 매년 증가하여 중소기업에서 노력하지 않아도 물량이 확보되던 시기는 이미 지났으며 제조 경쟁력을 가진 업종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 했다. 이러한 시대에 인력수급문제가 중소기업 경영에 중요한 사항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국가공단의 인력수급은 날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조차 희귀 임금제가 도입되고 그나마 수가 적어 필요 인력보다 모자라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이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지역의 특화된 제조업이 성장하고 지역 주민이 고용에 참여하는 지역 고용 증진 정책이 필요한 시기이다. 대규모의 공단도 중요하지만 경기도의 지자체들은 지역 산업에 지역 주민이 고용될 수 있는 새로운 제도 수립이 시급하며 특히 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은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현실성이 있는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지역의 도시화 및 미화도 중요하지만 지역 주민의 소득증대를 꾀할 수 있는 고용증진 정책도 중요하므로 중앙정부의 몫이라 생각하지 말고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제도를 수립하고 중앙정부의 도움을 받아 작은 것부터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는 지혜를 모았으면 한다.

/현 동 훈 한국산업기술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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