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수출 현장에서는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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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금년 6월부터 최근까지 도내 100여개 수출업체를 방문하여 수출현장을 돌아보고 우리 제조업체들이 수출과정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과 지원을 바라는 사항을 들어 보았다.

대부분의 수출 중소업체들은 극심한 국내경기 침체로 내수판매에 한계를 느낀 나머지 수출에서 생존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상당수 업체들은 수출에 성공하여 매출확대와 거래선 다변화 등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었으며, 일부 업체들의 경우 사세를 크게 확장하는 등 높은 성과를 거둔 업체도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들에도 불구하고, 최근의 지속적인 환율하락과 중국 업체들의 맹추격 등으로 많은 업체들이 가격경쟁력 약화 및 수출채산성 악화 등 각종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또한 내년도에는 환율하락의 영향과 수출국 경기둔화, 원자재가 상승 등으로 인해 수출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었다.

이러한 어려운 수출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해외거래선을 발굴하는데 가장 큰 노력을 경주하고 있었다. 수출업체들은 바이어 발굴을 위해 해외 전문전시회 단체관 참가나 무역협회 등 수출지원기관에서 주관하는 현지 수출상담회 참가 등을 통해 신규바이어 발굴에 주력하고 있었으며, 일정규모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중견 수출업체에서는 해외전시회에 직접 개별 부스를 설치, 참가하거나 주요 수출대상국에 해외주재원을 파견, 공격적인 시장개척 활동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침체되어 가는 수출활력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업체들의 해외마케팅활동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확대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생각되는 대목이었다.

두 번째로는 방문업체의 30% 가량이 제품개발 및 원자재 구매 등에 사용할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업체들의 저가공세로 가격이 아닌 품질로 경쟁하기로 결정한 수출업체들은 지속적인 신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자금확보와 원자재가 상승에 따른 원자재 구매자금 수요로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고 있었다. 현재 수출이행과 관련한 자금지원은 대부분 일정규모 이상의 수출실적을 가진, 공장 등록이 되어 있는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수출 초기 중소기업이나 제조시설이 없는 전문 무역업체는 성장성이 높거나 제품력이 있다 하더라도 현행제도상 자금지원을 받기가 쉽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로는 수출을 많이 하는 업체일수록 환율하락에 따른 애로를 호소하였으며, 평균적으로 970원 정도가 되어야 수출채산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원-엔 환율도 도내 중소무역업체의 경쟁력을 갈수록 약화시키고 있었다. 특기할 사항은 환율하락으로 원자재 수입가는 낮아져야 하지만, 반대로 국제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원자재난과 수출 채산성 악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환리스크 관리를 위해 환변동보험 등 관련 상품이 나와 있으나, 대부분의 수출업체 대표들은 환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고 알고 있으면서도 향후 환율상승에 따른 반사이익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등으로 환리스크 관리를 주저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져 체계적인 환율전망과 이에 따른 환리스크 관리홍보에 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끝으로 상당수 엔지니어 출신 업체 대표들은 자사제품에 대한 시장 수요나 평가보다는 자신의 기술력에 대한 과신이나 제품개발 및 생산에 더 치중하고 있는데 수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그에 못지않게 영업이나 해외마케팅에 대한 마인드 제고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소무역업체들이 지자체나 유관기관의 지원제도를 제대로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는 바, 지원기관들이 수출 현장을 직접 찾아가 적극 홍보하는 한편, 그들의 눈높이에 맞는 효과적인 지원책을 발굴하여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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