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감동’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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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지난해 4월부터 한국무역협회 경기지부에 근무하다가 올해 3월에 본부 고객지원팀으로 자리를 옮긴지 벌써 두 달여가 되었다. 새롭게 고객지원 업무를 맡게 되다 보니 흔히 이야기하는 ‘고객 만족’이니 ‘고객 감동’이니 하는 화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 보게 된다.

우선 고객 만족이나 감동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최근 어느 일간지에서 삼성전자가 금년 1·4분기에 극도로 악화된 실적을 발표한 이후 4월 월례회의에서 윤종용 부회장이 “엔지니어가 자기만의 기술을 고집할게 아니라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실용성 없는 기술과시형 제품을 없애고, 휴대폰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를 새로 조사한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이는 아무리 초일류 기업이라 하더라도 공급자가 아니라 고객(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하며 고객이 중심이라는 사실을 새삼 일깨워 주는 일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고객 섬김의 마음이다. 고객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기업, 사랑받지 못하는 기업은 영속할 수 없다. 고객을 의사결정의 중심에 두는 고객 섬김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또한 고객으로부터 칭찬을 받는 경영을 해야 한다. 고객으로부터 “나는 당신 회사의 판매원이 회사를 위해 일하는 것인지, 나를 위해서 일하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라는 정도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그 회사의 발전은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이에 더해 진정으로 섬긴다는 마음을 갖고 고객을 대하고, 그들에게 최대한 이익을 주겠다는 자세를 갖는다면 더욱 더 번성할 것이다. 즉 “남을 이롭게 하면 그 이로움이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利他自利)”라는 불교의 이치를 바탕으로 고객감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세 번째는 경청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일본경제신문에서 잘 나가는 영업사원의 ‘비즈니스 화술’을 조사하였는데, 그 결과는 “무조건 상대방의 이야기를 듣는다”, “업무 이외의 이야기 80%, 일 이야기 20%로 먼저 자신을 좋아하게 만든다”, “상대방의 연령층에 맞는 말로 이야기 한다”라는 응답 순이었다고 한다. 말 잘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생각되는 영업에서도 ‘말 잘하는 것보다 잘 듣는 것’이 더 효과적임을 증명하는 것이다. 이는 필자가 지난 1년여 동안 경기지역의 수출현장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기업 대표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어주기만 해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들었던 것과도 일맥상통한다. 즉 경청이 고객감동의 지름길이다.

마지막으로 고객감동을 넘어 고객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요즘 잘 나가는 기업들은 공통점이 있다.

기업이 갖고 있는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고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주도적인 역할을 고객(수요자)에게 맡긴다는 점이다.

또한 고객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경쟁방식과 함께 네트워크를 통한 협업방식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제품개발 또는 생산을 위해 경쟁을 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이용하거나 소유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차라리 서로 공유하고 협력하는 역발상의 자세도 필요하다. 한편 기존 고객에 감동을 주는 것과 함께 非고객을 찾아내 신규 고객으로 창출해 내는 것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김 학 서 한국무역협회 고객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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