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의 선택이 수명을 좌우한다

지금 미국에서는 두 학자가 2천150년에 끝날 매우 흥미 있는 내기를 진행 중이다. 스티븐 오스태드 교수는 한 인구 집단에서 확인된 최고령자가 150세가 될 날이 곧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제이 올샨스키 교수는 130세를 넘을 수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들의 내기는 2천150년 150세를 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나타나면 오스태드의 후손이 5억달러를, 전혀 안 나타나면 올샨스키의 후손이 5억달러를 받게 되는 것으로 결말이 나게 된다. 우리 150세 클럽은 오스태드를 지지하며 우리 클럽 때문에 오스태드의 후손이 억만장자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필자가 이러한 기대를 할 수 있는 근거는 나름대로 노화의 원인을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보편적으로 누리고 있는 음식 문화를 고집해서는 절대로 오스태드의 승리는 기대할 수 없다. 하지만 음식과 노화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를 적절하게 바꾼다면 150세의 수명은 별로 어렵지 않은 목표라고 생각한다.

역사적인 기록에서 찾을 수 있는 최고령자는 성경에 등장하는 무드셀라로 969년의 수명을 누렸다. 흥미 있는 것은 창세기 5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한 사람을 제외하고 모두 900년 내외의 수명을 누렸다는 것이다.

그 이야기를 설화로 취급하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150세 이상의 수명을 누린 다른 사람을 꼽으라면 영국의 토마스 파(1483~1635)이다. 그의 수명은 152년 9개월이었다. 19세기 빅토리아 여왕 시절 그를 기념하여 만든 술이 그 유명한 ‘Old Parr’이며, 그의 무덤은 지금 웨스트 민스트 사원에 존재하고 있다.

이들 장수자들의 비결은 모두 음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토마스 파는 전형적인 농부의 삶을 살았고, 그가 섭취하는 음식은 거의 자연식에 가까웠다고 전한다. 성경의 무드셀라를 비롯한 900세 전후의 장수자들이 등장하는 시대에는 오직 식물의 열매, 즉 과채만을 먹고 살았다는 정황을 찾을 수 있다. 노아가 살던 시대에 엄청난 대홍수가 있었고, 그것이 지구 환경의 급격한 변화를 초래해 식물의 열매를 얻을 수 없는 계절과 지역이 생기게 됐다. 이에 보관이 용이한 곡류와 계절에 관계 없이 음식으로 삼을 수 있는 육류가 주식이 될 수밖에 없게 되었다는 암시가 성경에 등장한다. 흥미롭게도 음식이 바뀐 이후 등장하는 성경상의 인물들은 대를 내려갈수록 급격하게 수명이 짧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과학적 연구들이 한결같이 밝히고 있는 음식과 수명의 관계에 대한 함의는 적게 먹을수록 수명이 길다는 것이다. 이러한 연구는 하등동물에서 쥐를 거쳐 원숭이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결론이 나왔다. 지금은 사람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아마도 동일한 결론에 이르게 될 것이다.

적극적으로 과일만을 먹고 살던 시대의 믿을 수 없는 수명과, 자연식에 가까운 식생활을 하던 사람이 150년을 넘어 장수했다는 역사의 기록, 그리고 최근의 ‘소식장수론’(小食長壽論)을 종합하면 생명체의 산물인 음식을 전혀 가공하지 않고 먹을 때의 사람의 잠재수명은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현재 보편적으로 섭취하고 있는 음식 대부분이 많은 가공을 거친 상태인 것을 고려하면 그 음식은 적게 먹을수록 수명이 단축되지 않는다는 것을 최근의 연구결과들이 보여주고 있다.

과일을 섭취하는 것처럼 생명체의 산물인 음식을 있는 그대로 먹는 것, 아니면 가공을 거친 음식을 먹되 보완을 통해 자연식에 가급적 가까워지도록 하는 것이 150세 클럽의 생활방식의 기초이다.  /김기태 청파의료재단 이사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