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립예술단의 새로운 도약

살다보면 난관(難關)에 봉착하는 순간이 있다. 자신의 키높이 보다 훨씬 높은 뜀틀을 앞에 둔 선수가 도움닫기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그 실력을 제대로 발휘 할 수 없게 되고, 손짚기를 하기도 전에 ‘뜀틀벽’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바로 그렇다. 그 만큼 고지를 향한 목표달성에는 준비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런 면에서 경기도립예술단이 새로운 도약의 시기로 맞고 있는 ‘재단법인화’는 많은 고민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때다.

이미 창단 20년차를 맞고 있는 도립극단부터 무용단, 국악단 그리고 10여년을 막 넘긴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까지 경기도를 대표하는 도립예술단은 도민들을 위한 문화예술 창달과 향수권을 보다 확대해 많은 사람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연간 수백회의 공연을 선보이며 명맥을 유지해왔다. 그런데 이렇듯 예술활동을 하는 이면에는 ‘행정적 절차’라는 연결고리가 있어 단원들이 미처 알지 못하는 어려움들이 많았다.

현재 도립예술단은 재단법인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형태로 이원화되어 있다. 때문에 조금 더 운신의 폭을 넓혀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단원들에게도 복지를 비롯해 다양한 혜택이 더 주어질 수 있도록 하기위한 방안으로 도립예술단의 재단법인화의 밑그림 작업을 시작했다.

도립예술단원들은 한번 입단하였다고 영구단원 신분을 갖는 것이 아니라 2년에 한번 오디션을 받고 그 평정 결과에 따라 신분유지가 결정된다. 약 3년전 정기평정 때 260여명 중 40여명의 단원이 한꺼번에 해촉되는 상황이 생겼다. 이 때문에 법정공방이 오갔고, 많은 민원이 발생했다. 이를 계기로 ‘도립예술단 중장기 발전 방향에 관한 연구’ 용역을 실시해 장기적으로 볼 때 도립예술단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경기도문화의전당과 도립예술단이 한 몸체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예술단 법인화를 준비하면서 단별로 설명회도 하고, 대표자를 뽑아 도 관계자, 도의원들과 간담회도 했으며, 전체 단원들을 모아놓고 대대적인 설명을 통해 이해를 도왔으나, 아직 법인화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는 단원들이 있는 듯해 유감스럽다. 항간에 예술단 법인화 추진이 누구의 치적사업으로 삼기 위한다는 말이 나오고, 전혀 논의되지 않은 정년 연한에 대한 이야기도 사실인냥 소문이 나기도해 안타까울 따름이다.

게다가 법인화가 되면 공공성이 무너지고, 수익창출에만 매달릴 것이라고 염려하는데 그것은 분명 오해이고 기우이다. 지금과 변함없이 예술단의 연주스케줄과 레퍼토리는 예술감독 지휘아래 정해질텐데, 법인화가 됐다고 무엇이 크게 달라지겠는가. 지금보다 예술감독의 책임과 권한에 비중이 더 실리게 될 것이고, 단원들은 평소처럼 예술활동에 몰두하면 된다.

도립예술단의 법인화는 누구 개인을 위한 사업이 절대 아니다. 도민들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지금과 변함없이 공공성을 기본으로 삼고, 행정의 간소화를 통해 예산운용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일 뿐이다.

다른 국공립 단체들도 운영형태가 재단법인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전에 시행했던 단체들의 좋은 점은 벤치마킹 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은 점은 충분히 보완하여 도민들에게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도록 법인화의 방향을 설정한다면 더 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한다.

앞으로도 충분히 기초가 다져지도록 예술단원들의 의견수렴을 비롯해 도와 경기도문화의전당이 협의하여 좋은 대안을 마련하려한다. 법인화로 당장 일자리를 잃거나, 예술단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니라고 약속할 수 있다. 다만, 예술단원들은 기량이 더 나아지도록 스스로 연마하는 일을 놓쳐서는 안 된다. 통합을 통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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