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월1일 한-인도 FTA(자유무역협정)가 발효됨으로써 우리나라는 거대신흥시장(BRICs)과의 FTA 시대를 열게 되었다. 인도와의 FTA 협상은 2006년 3월 개시되어 2년 후인 2009년 2월 9일 협정문에 가서명하였다. 당초 2009년 하반기 협정 발효가 예상되기도 했으나, 지난해 6월 초 인도 정권 교체로 인도의 협정 승인이 늦어졌고, 우리 국회도 11월 비준함에 따라 2010년에 이행하게 되었다.
11억 인구(세계 2위), GDP 1조2천90억달러(세계12위, 구매력기준 세계 4위)를 보유한 인도는 지난 몇 년 동안 연평균 8%대의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였다. 특히 중산층 소비자들이 거대 잠재소비계층으로 부상하고 있고, 인도의 고도성장에 따라 급증하고 있는 양국 간 교역 및 투자가 FTA 체결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2008년과 2009년도 성장률이 각각 6.7%와 7%에 이르는 등 글로벌 경제위기에도 인도경제는 충격을 거의 받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2009년 인도경제는 IT서비스 등 수출 첨단산업이 회복되고, 인프라투자 및 재정확대, 외국인투자 유입 증가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전년에 비해 경제성장률이 오히려 올라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인도경제의 잠재력은 이미 2003년 골드만삭스 보고서에 나타난 바 있는데, 영국, 이태리, 프랑스 등 주요 경제강국을 인도가 10년 내 추월할 것으로 전망되었고, 2020년경에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향후 30년 후에는 중국 다음의 경제규모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경제는 전형적인 내수중심 시장이다. 2008/09 회계연도 기준 GDP 대비 수출의 비중은 15.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내수로 충당되는 구조이다. 또한 인도는 높은 관세 및 비관세장벽을 설치하여 외국의 수입품 유입을 억제하고 있다. 인도는 11억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규모와 최근의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이 늘어나고 있어 소비시장으로서의 잠재력은 대단히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중산층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브랜드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인도는 전력에 대한 수요 증가에 대처하고, 송배전망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발전설비 및 송전설비에 많은 정부공사를 발주하고 있다. 또한 도로, 항공, 철도 등에 대한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건설시장의 경우 약 1천억달러의 시장이 조성되어 있고, 7~10%의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특성으로 볼 때, 인도와의 FTA 체결은 우리 기업들의 현지시장 진출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가 미국, EU 등과 체결한 협정에 비해 인도와의 FTA가 다소 부실한 측면은 있지만, 일본, 중국에 앞서 우리나라가 인도와 FTA를 먼저 체결하여 선점효과를 확보함으로써 중장기적으로 높은 경제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최근에 개혁과 개방을 추구하고 있지만, 전통적으로 인도는 국제무역과 고립된 경제정책을 장기간 유지해 온 탓에 FTA 체결에는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아 당분간 의미있는 협정을 체결하기 어렵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달 말에 인도를 공식방문할 예정이다. 한-인도 FTA 이행을 계기로 양국 간 협력관계를 강화시키기 위한 외교적 노력으로 보인다. 이번 한-인도 FTA 이행 및 대통령의 인도 방문을 계기로 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FTA 협정 내용을 최대한 활용하여 전기전자, 자동차, 철강 등 제조업은 물론이고, 인도의 사회인프라 구축사업에 우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기업 간 긴밀한 협력체제가 필요할 것이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정석물류통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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