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에 가려진 막내 74년 한국빙속 恨 풀어

빙속 ‘깜짝 金’ 모태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에서 ‘깜짝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 차세대 스타 모태범(21·한국체대).

 

이강석(25·의정부시청)과 이규혁(32·서울시청) 등 세계랭킹 1·2위를 다투는 쟁쟁한 선배들의 그늘에 가려 우승후보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한 모태범(세계 14위)은 무관심 속 ‘얼음 위에 핀 꽃’으로, 그동안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손꼽히는 기대주로 평가받아 왔다.

 

7살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한 모태범은 주니어 시절부터 꾸준히 실력을 다져왔다.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500m 1위, 1천500m 2위, 3천m 3위에 오르며 국제무대에 이름을 알렸고, 이듬해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도 500m 금메달로 단거리 종목의 새 강자로 떠올랐다.

 

2008년 처음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월드컵 대회에 출전한 모태범은 그해 12월 월드컵 5차 대회 1천m 2차 레이스에서 5위에 오르며 시니어 무대에도 적응을 마친 뒤 2009년 1월 아시아 종목별선수권대회 500m 1위, 1천m와 1천500m에서 2위에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전히 이규혁과 이강석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린 사이 묵묵히 훈련에 열중한 모태범은 선배들을 대신해 생애 첫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74년 쌓인 한을 일거에 풀어냈다.  /안영국기자 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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