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결연마을을 생태학습장으로

기고

 

생명의 교향곡이 울려 퍼지는 봄의 계절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푸르고, 개나리와 목련은 돌아온 봄을 맞아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린다. 자연에는 생명의 교향곡이 힘차게 울려 퍼지고 있지만, 세계경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 속을 달리고 있다.

 

매스컴에서는 세계경기 침체로 국가파산 우려, 구조조정, 실업문제, 사회범죄, 자살 등 실망스러운 사건들을 연이어 쏟아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세계 1위라는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며칠 전에도 인기 연예인의 자살소식이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러한 모습들을 T·S 엘리엇은 ‘황무지’라는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묘사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즉 인간들의 문명은 황폐화돼 새 봄이 오더라도 결코 새로운 생명을 피워낼 수 없는 황무지와 같다고 한 비유일 것이다.

 

황무지에서와 같은 삭막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봄의 정취를 만끽하며 삶의 여유를 찾아 보자. 농촌사랑운동은 2003년부터 시작된 이래 하나의 기업과 하나의 마을이 연결되는 ‘1사1촌 자매결연운동’을 핵심사업으로 추진해 왔으며 지난해 말까지 7천700여곳의 자매결연이 성사되었다고 한다. 농촌사랑운동 참여 주체들의 양적 증대도 중요하지만 도농교류에 내실을 갖춰야 한다. 일회성 행사가 아닌 도시와 농촌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농사를 준비하는 봄날에 가족들과 함께 자매결연마을 어르신을 방문하여 인사를 드리고 훈훈한 고향의 정겨움을 느끼면서 이야기꽃을 피워 보자. 우리자녀들을 찌들인 학원생활에서 잠시 해방시켜 자연에서 생명의 신비함을 체험하게 하자. 그리고 농부들의 부지런함과 생명산업인 농업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자. 그로 인해 자매결연마을을 우리자녀들의 생태학습 체험장으로 활용하여 도농교류의 불씨를 지펴보자.

 

/윤병록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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