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소방 171명의 새내기들을 위하여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됐다. 친환경 녹색 성장이라는 도정방침에 충실하고자 냉방장치보다는 창문을 열고 부채질을 하며 더위를 시켜보지만 신통치않다. 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자 잠시 창밖을 바라보니 방화복에 공기호흡기를 착용하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직원들이 보인다. 좀 더 자세히 보니 이번 2010년 경기소방의 새 식구가 된 신규직원들이다.

 

올해 경기도에서는 도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줄 신규직원 171명을 채용했다. 다들 치열한 경쟁을 뚫고 들어온 우수한 인재들이다. 이 더운 날씨에 20kg 가량의 개인안전장비를 착용하고 훈련을 받으면서도 얼굴엔 환한 미소와 기백이 넘치는 저들의 모습을 보니 과거 지방 소방사 시보 계급장을 달고 흥분된 마음으로 첫 출동을 하던 나의 모습이 떠올라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누구든 처음 경험하는 일은 두렵고, 어렵고, 흥미롭다. 이제 경기소방의 첫 발자국을 들여놓는 이들 171명의 새내기들도 저마다 두려움과 흥분됨이 있을 것이다. 힘든 훈련을 거친 후 이들 171명은 소방관의 거룩하고 숭고한 사명을 위해 재난현장에 투입 될 것이다. 그리고 일반인들은 상상하기 힘든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것이다. 때로는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재난현장 속에서 한명의 나약한 인간으로서의 무력감에 괴로울 것이며, 한편으로는 나로 인해 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기쁨과 환희도 느낄 것 이다.

 

또한 좌충우돌 실수로 선배들의 무서운 질책도 받을 것이며, 어렵고 힘들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다시 한 번 시작할 수 있는 용기를 북돋아줄 선배도 만날 것이다. 기쁨과 슬픔, 영광과 굴욕 등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이다. 하지만 결코 두려워하거나 포기하지 말길 부탁한다.

 

지금까지 많은 후배들을 보았다. 그리고 지금 그들의 대부분이 경기소방의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나약해 보이던 후배가 어느덧 최고의 구조대원이 되었고, 뜨거운 것이 싫다며 사우나도 못 하던 후배는 용광로보다 뜨거운 화마 속으로 망설임도 없이 돌진하는 화재진압대원이 되었다.

 

이 더위에 땀 흘리며 훈련하는 새내기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참으로 든든하다. 누군가 나에게 경기도의 안전을 물어본다면 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땀과 열정으로 범벅이 된 171명 새내기들의 멋진 얼굴을 보라고 말하겠다.  /고영주 소방재난본부 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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