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도 안 다니는 ‘특성화 고교’

자율형 공립고 선정 ‘양주 삼숭고’ 대중교통편 열악 “덕정·백석지역 90명 입학 관둬야 할판” 대책 촉구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된 양주시 삼숭고등학교가 대중교통망 미흡으로 학생들이 입학을 외면하고 있어 학교와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15일 양주시와 삼숭고 등에 따르면 시는 특성화 고교 유치를 통한 교육여건 개선과 지역 내 우수 학생의 타 지역 유출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시청 내 교육정책과를 신설하고 자율형 공립고 유치에 나섰다.

 

삼숭고가 지난 9월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추천한 22개 고등학교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의 최종 자율형 공립고로 선정됐다.

 

특히 시와 시의회, 삼숭고는 자율형 공립고 운영을 위한 관학협정을 체결, 삼숭고를 자율형 사립고 수준으로 학교 운영의 자율성을 확대해 특성화·혁신 교육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시가 자율형 공립고 유치를 통해 교육환경 개선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작 대중교통망을 확충하지 않아 우수 인재들이 삼숭고 입학을 외면하는 일이 발생,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내에는 덕정동과 백석읍, 광적면을 위주로 많은 학생이 분포되어 있으나 이곳에서 삼숭고로 이어지는 대중교통편은 거의 전무한 형편이다.

 

특히 마을버스노선 2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버스통행시간의 정시성과 신속성이 저하되고 배차간격 또한 불일치해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시는 지역 내 버스업체들의 경영사정과 행정지원 등을 이유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삼숭고 관계자는 “덕정과 백석지역에서 입학하기로 한 학생이 90여명인데 버스가 안 다녀 입학을 포기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현재 삼숭고 학생 대부분이 등·하교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가 나서서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삼숭동에 거주하는 시민 이모씨(38·여)도 “버스도 제대로 드나들지 않는 곳에 무슨 우수인재들이 오겠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지역 내 버스업체의 노선 신설과 연결은 적어도 3개월의 행정기간이 필요하다”며 “내년 3월 삼숭고 개교에 맞춰 버스노선 연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양주=이상열기자 sy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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