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 계란’ 유통을 위해

계란은 국민 건강에 필수적인 영양 식품이며 한식과 양식, 모든 음식에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재료로서 안전한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생산단계에서부터 세척과 살균, 선별, 유통 등의 전 과정이 안전하게 관리돼야 한다.

 

계란의 껍데기에 금(파각)이 있을 경우, 유통 과정 중에 내부의 엷은 난각막이 손상되고 내부 물질이 누출되어 계란이 세균으로부터 쉽게 오염될 수 있다. 국내에는 아직 자료가 적지만 미국 FDA의 통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한 해에 약 12만명이 계란에 오염된 살모넬라로 인한 식중독에 감염된다고 한다. 따라서 금이 간 계란의 선별은 국민의 안전과도 연계되는 중요한 공정이라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시중에 유통되는 계란의 품질 등급에서 파각란의 허용 범위를 12% 수준 이하로 규정하고 있으며, 1등급의 경우 9% 이하를 허용하고 있다. 등급판정사가 상주하고 있는 계란 집하장에서는 생산되는 계란의 일부에 대하여 암실에서의 투광 검사로 금이 간 계란의 비율을 측정하여 계란 등급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하루 3만 개 이상 계란을 생산하는 1천700여 농가의 대부분은 중량 선별만 실시하고 있으며, 일부 현대화된 집하장에서는 작업자가 암실에서 이송 중인 다량의 계란을 투과한 빛을 보고 오염되거나 깨진 계란을 손으로 골라내고 있어 자동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계란을 펜으로 두들겨 본적이 있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란을 두들겨 소리를 들어본다는 생각을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계란마다 나는 소리가 그 품질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아는 순간에는 한번쯤은 두들겨 볼지 모르겠다. 깨지지 않은 계란은 어느 부위를 두들기더라도 거의 동일한 형태의 소리가 발생하지만, 일부에 금이 가 있는 계란, 신선하지 못한 계란의 경우에는 좀 둔탁하거나 다른 형태의 소리가 발생한다.

 

올해 농촌진흥청에서 개발된 금간 계란 검사장치는 계란 표면을 작은 구슬로 두들겼을 때 발생하는 미묘한 음의 변화를 분석하여 계란 껍데기에 생긴 조그마한 금(파각)의 유무를 검사하는 장치로, 조그마한 구를 자유 낙하시켜 계란과의 충격음을 만드는 타격장치, 이 때 발생하는 음을 계측하는 마이크 센서, 음을 증폭하고 분석하는 신호처리보드와 이를 이용하여 파각의 유무를 판단하는 판정부 등으로 구성돼 있다.

 

6조식 선별라인에 설치할 경우 1일 최대 14만개의 계란에 대하여 파각란 검사를 수행할 수 있으며, 약 1cm 이상의 파각에 대해서는 97% 정도의 정확도로 찾아 낼 수 있다.

 

그동안 암실에서 작업자가 육안으로 해 오던 파각란 검사 과정을 이 장치의 개발로 자동화함으로써 일반 농가에서도 고품질의 안전한 계란을 더 많이 생산할 수 있게 돼 보다 안전하고 안심하게 소비할 수 있는 계란의 유통이 증가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강진 농촌진흥청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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