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6·2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최성 고양시장은 시정추진 계획을 밝히는 과정에서 진즉에 민간인도 참여하는 ‘고양시정운영위원회’ 설치를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에까지도 아무런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음은 어인 까닭일까. 그런 차에 얼마 전 어느 언론에 실린 기사를 보고 그 답을 얻을 수가 있었다.
골자는 시민단체가 위원회를 좌지우지할 가능성이 크고, 그렇게 되면 시의회가 자칫 무력화 될 수도 있기 때문이란다. 진보신당 김혜연 의원 등 야당 시의원 11명이 공동 발의한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에 대해서도 고양시의회 의원들의 상당수는 동일한 논리로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대해 필자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선은 ‘고양시정운영위원회’란 것이 과연 현 고양시장의 당선에 기여한 진보적 시민단체들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구상이 됐을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선 긍정도 부정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진전된 결과물이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고양시정운영위원회’가 설립될 경우 시민단체가 세를 몰아감으로써 시의회가 무력화될 수도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조례제정 권한이 시의회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식으로 추론을 한다는 것은 좀 지나친 면이 있지 않은가 싶다.
셋째는 시의회 의원들이 정말로 시민에 대한 대표성을 갖고 있고, 시장을 견제하는 역할에 최선을 다해왔다 말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그들 중 다수는 과연 누구의 눈치를 보면서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자기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넷째는 과연 본 제도의 바람직한 도입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공론의 장을 펼쳐볼 생각은 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고양시정운영위원회’ 설치안이 나온 지가 벌써 6개월이 지났고, 내용면에서 상당부분이 변형된 ‘고양시정주민참여위원회 조례안’도 아직껏 심의조차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본 조례의 제정에 대해 시의원들의 관심이 없다는 방증이지 않겠는가.
다섯째로는 후보시절에 대한 추억을 잊었는가도 묻고 싶다. 언론에도 이미 공표됐듯이 ‘고양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과 관련해 필자가 6·2 지방선거일 직전에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던 바,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다.
“2010년도 말까지 ‘고양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에 적극 동참하겠다”고 응답한 시의원은 김경희·김동기·김영식·김필례·김혜연 의원 등이었으며, 또한 “‘고양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을 신중히 검토해보겠다”고 응답한 시의원은 선주만·왕성옥·우영택·이상운·이중구·현정원 의원 등이었다. 이렇게 볼 때 11명의 발의자와 위 명단이 어떻게 겹쳐지는지도 잘 모르겠다.
이상을 종합해 볼 때 필자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우선 기본적으로 ‘시민참여기본조례’ 제정은 참다운 주민자치의 실현을 위해 어느 지역에서든 반드시 도입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편 시의회의 경우 주민을 대표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은 지극히 당연하다 할 것이지만 부끄럽게도 시민들 다수는 시의원들이 정치적 편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보고 있음도 인정해야 한다. 그렇다고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위원회의 운영에 지장을 초래해도 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전혀 별도의 검토를 필요로 한다. 결론은 고양시장의 ‘고양시정운영위원회’ 설치 구상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진척될 수 있도록 이참에 아예 공론화시켜서 보다 많은 시민들이 다양한 견해를 낼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시민참여제도는 반드시 도입하되 그 운영 또한 진정 편향됨이 없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이민세 뉴라이트경기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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