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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w Metro 의정부시

한국전쟁 이후 전략적 요충지 미1군단 사령부 들어서

군사보호 구역·과밀억제 권역 중첩규제 ‘기형적 성장’

주한미군 반환공여지 총 8개기지 221만3천900㎡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건국대 의정부캠퍼스 등 조성

의정부시는 지난 1963년 시(市)로 승격됐다. 수원과 인천에 이어 경기도와 인천시를 포함해 세 번째로 오래된 시다.

 

시 승격당시 의정부시 인구는 6만2000여 명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였다.

 

그러나 지금은 인구가 43만 명을 육박하지만 경기북부지역에서도 고양시(95만)와 남양주시(56만)등에 밀리고 있다. 이와 다르게 인근에 위치한 다른 지자체에서는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된 반면에 의정부시는 그동안 국가안보와 수도권규제라는 두 가지 굴레에 발목이 붙잡혀 발전이 정체되어 왔다.

 

한국전쟁이후 수도방위의 전초기지 역할을 수행해온 의정부시에 미군과 군부대가 안보 상황에 따라 주둔지역을 확장하면서 시유지를 포함한 많은 토지가 수용당하고 징발됐다.

 

여기에다 1972년 제정된 군사시설보호구역을 비롯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 등의 각종 법규와 국가정책의 규제로 시민들 요구와는 무관하게 기형적인 도시로 성장해 왔다.

 

1991년 사업이 완료된 제4지구(의정부동·호원동·가능동)일원의 구획정리사업과 이어 진행 된 신곡·장암·민락·금오·송산지구의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새로운 도시로의 발전을 이뤄왔고 특히, 지난 2000년 경기도 제2청사 준공을 시작으로 경기도 제2교육청 등 경기도 단위의 대형기관 유치를 통해 경기북부지역에서 의정부시가 ‘경기도 2청’시대를 열게 됐다.

 

이런 가운데 의정부시에 주둔했던 미군들이 철수하고 그들이 사용했던 미군기지가 지난 2007년부터 반환되면서 ‘반환공여지개발’이 의정부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인구 6만명 읍에 미군 최대 5만명 주둔

의정부시는 한국전쟁 직전인 1950년 당시, 양주군에 위치한 조용한 시골 읍이었다.

 

한국전쟁을 통해 의정부는 중·동부 전선을 잇는 국가 안보차원의 중요 전략요충지로 인식됐고 한국전쟁이 끝난 후에도 우방국 철수로 불안해하는 한국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미(美) 1군단사령부가 의정부에 주둔하게 된다.

 

1953년 종전이후부터 의정부에 미군 기지들이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미군들의 기동계획에 따라 언제든지 이동이 가능토록 야전천막으로 세워졌던 보급기지와 통신대 지휘소들은 건축물로 대체되기 시작했다.

 

당시 의정부시 가능동 지역 벌판에는 ‘미1집단군 사령부’를 위한 막사가 건설되고 사령부를 중심으로 한 여러 미군지원부대들도 속속히 생겨났다.

 

의정부2동(캠프라과디아)에 1군단의 직속항공대가 주둔하며 지휘 및 통신을 목적으로 경비행기가 뜨고 내렸고 가능동과 녹양동에는 통신부대가, 금오동과 송산동에는 공병지원부대(캠프스탠리)가 들어서는 등, 의정부시와 미 1사단과의 긴 인연이 시작됐다.

 

“의정부시와 의정부시민들이 얹혀살았다 할 정도로 미군이 많았다. 의정부시 인구가 6만 명일 때 미군이 5만 명에 이를 정도였다”고 캠프 홀링워터 기지부근에서 살았다는 최 모씨(54)는 회고했다.

 

1971년도에 들어 미 1군단이 해체되기 전까지 의정부지역에는 모두 20개의 미군캠프가 있었고 1992년 한·미 야전군사령부시설까지 사실상 의정부지역경제는 미군부대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미군부대서 흘러나온 각종 생활용품을 비롯해 씨레이션(비상식량)과 초콜릿, 마시멜로와 양주, 심지어 미군화장실에서 사용하는 휴지까지 제일시장과 동네 슈퍼마켓으로 흘러나와 거래됐다”고 최 씨는 전했다.

 

의정부시 가능동 경민학교 군단 앞 골목길은 양복점과 피자가게, 미군전용술집과 바(bar)등, 미군을 상대로 하는 업종이 성황을 이뤘다. 캠프스탠리가 주둔하는 송산동 뺏벌에도 미군들의 유흥골목으로 이름을 날렸다.

 

“90년대 들어 아파트가 들어서고 서울에서 인구가 유입되면서 의정부지역 경제도 미군 그늘아래서 벗어나게 됐다”고 최 씨는 설명했다.

 

 

효율적 개발 위해 정부 집중지원 필요

“현재 개발계획중인 미군 반환공여지는 50여 년 동안 국가안보를 위해 시민들이 희생을 치르면서 얻은 소중한 자산이다. 반환공여지를 잘 활용하여 앞으로 의정부 발전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마련하는 것에 주력 하겠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지난해 취임과 동시에 반환공여지개발의 중요성을 틈나는 데로 강조해 왔다.

 

1천여 의정부시 공직자는 물론 44만 의정부시민 누구나가 반환공여지개발이 의정부의 미래를 가르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한·미 연합 토지관리계획(LPP)에 의해 지난 2007년 이미 반환된 캠프 라과디아를 비롯한 5개 기지와 오는 2016년 이후 반환될 캠프 스탠리 등의 미군 반환기지 8곳의 면적은 무려 348만8000㎡에 이른다. 이는 의정부시 전체면적의 2.7%에 해당하는 막대한 면적이다.

 

더욱이 의정부시 전체면적의 71%가 그린벨트이고 38%가 군사시설보호구역임을 감안할 때 금싸라기 같은 땅이다.

 

반환기지 중 캠프 카일과 캠프 시어즈, 캠프 라과디아와 캠프 에세이욘, 캠프 폴링워터는 지난 2009년 7월 오염치유작업에 나서 내년 5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캠프 카일과 캠프 시어즈 25만6000㎡에는 의정부지방검찰청과 의정부지방법원, 경기 제2경찰청등, 모두 8개 기관이 들어서는 경기북부 광역행정타운 조성사업이 2014년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경기경찰청 제2청사는 지난 해 8월 착공해 2013년 12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의정부역 주변의 캠프 폴링워터와 캠프 에세이욘에는 역전근린공원과 레포츠공원이 조성될 계획이다.

 

2016년 이후 반환예정인 캠프 스탠리부지에는 지난 2009년에 건국대학교와 글로벌 캠퍼스 건립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예정대로 건립되면 의정부시 최초의 4년제 대학이 되는 셈이다.

 

캠프 에세이욘에는 경기도교육청 제2청사가 들어서고 나머지 부지에는 을지대학이 캠퍼스와 대학병원설립을 의정부시로 희망해와 현재 의정부시가 검토 중이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주한미군공여구역 주변지역지원특별법이 제정돼 토지매입비의 70%만 국비로 지원되고 있다. 공여지 개발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려면 정부차원의 더 많은 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시는 앞으로도 서두르지 않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반환공여지 개발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안병용시장은 “반환공여지 활용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앞으로 우리 의정부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북부취재본부=김동일기자 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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