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망과 과제

요즘 남한산성의 주요 화제는 단연 ‘세계문화유산 우선추진 대상 선정’일 것이다.

 

도 문화예술과에서 문화재업무를 총괄한지 2년 가까이 되었지만 최근처럼 남한산성이 주요 언론의 뉴스거리로 부각된 적도 없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왠지 모르게 막중한 책임감을 떨쳐 버릴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지난 1월10일 문화재청으로부터 ‘세계유산 잠정목록을 대상으로 우선추진 대상을 선정’하겠다는 공문을 처음 접했을 때만 해도 정말 눈앞이 캄캄했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해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신감은 있었지만 혹시라도 탈락했을 때의 비난과 책임감에 대한 두려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짓눌림의 연속이었다.

 

한 달간의 준비 기간을 통해 문화재청으로부터 심사결과 발표가 있던 2월 8일, 국립고궁박물관 현지에서 대기하고 있던 직원으로부터 남한산성이 사실상 1순위로 선정되었다는 결과를 전해 들었을 때에는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감격의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는 결코 우연히 얻어진 성과물은 절대 아니다. 최근 3 년 동안 경기도는 남한산성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가히 모험적이라 할 정도의 과감한 제도개선과 전사적 지원을 아낌없이 쏟아왔다.

 

지난 2008년 경기도지사를 위원장으로 광주·성남·하남시장이 당연직 위원으로 참여하는 남한산성 관리위원회 구성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전국 최초로 남한산성내 국가 및 도지정 문화재 관리단체를 민간기구인 경기문화재단으로 변경하여 도 직접 관리체제로 전환하였으며, 2010년에는 10년 이상 추진해 오던 남한산성 행궁복원을 완료하고 남한산성내 전선지중화·공공시설물 정비, 음식점 간판 및 안내판 정비, 세계문화유산 중장기 마스터플랜 수립 등 지금 생각해도 쉽지 않은 많은 일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 온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기도의 노력과 준비에 대한 중간 평가가 바로 2월8일 문화재청에서 발표한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우선추진 대상 선정’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문화재청의 세계유산 등재 후보선정을 통해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 전망은 분명 밝아졌고 그 가능성또한 상당히 높아졌다. 하지만 실제로 남한산성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 까지는 아직도 준비해야 할 많은 과제들이 남아있다.

 

우선적으로는 남한산성 OUV(탁월한 보편적 가치, Outstanding Unive- rsal Value)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연구와 국내·외 유산과의 비교조사를 통해 남한산성만의 문화재적 가치를 국제적으로 공인받는 작업이 선행되어야만 한다. 그런 후에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많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전문적 기술을 필요로 하는 등재신청서 작성도 향후 2~3년 내에는 완료해야만 한다.

 

하나같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작업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도는 남한산성 세계문화유산 등재추진 6개월 만에 잠정목록 확정, 그 후 1년 만에 우선추진대상 선정이라는 결과를 통해 문화재청과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추진력과 준비능력에 대하여 공식적으로 입증을 받았다.

 

따라서 그동안 준비해온 것처럼 2~3년 동안 남은 과제들도 차질 없이 준비해 간다면 2014년은 남한산성이 경기도에서 세번째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세계인의 역사유적 명소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김병만 경기도 문화예술과 문화재관리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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