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의 복지경영과 더불어 기업인과 정치인의 재산 사회 환원, 연예인의 재능 기부활동이 이어지면서 ‘사회공헌’이란 말이 언론매체를 통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조상은 예부터 계, 두레, 품앗이 등을 통해 공동체적 상부상조를 실천했다. ‘사회공헌’으로 통칭되는 기부, 봉사, 나눔은 이들의 현대적 표현이다. 이처럼 우리의 오랜 전통인 사회공헌이 왜 오늘날 우리사회의 화두로 다시 등장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사회공헌의 필요성에 대한 범국민적 인식 확산이 주된 이유가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단기간에 경제선진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국민의 행복지수는 경제성장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았다.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전통적인 공동체 의식이 약화되고, 사회의 주요 가치는 물질 위주가 되었다.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1세기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기 위해 ‘나’와 함께 ‘우리’를 강조하는 사회공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우리사회 저변에 퍼져 나가고 있다.
최근까지 우리나라의 사회공헌은 대기업이 주종을 이룬다. 최근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글로벌시장의 무한경쟁에도 불구하고 대기업은 사회공헌 투자를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 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은 사회복지 향상에 일조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국제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편, 우리 경제에서 대기업과 함께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사회공헌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최근 인쿠르트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92.3%가 사회공헌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의 참여율은 47.7%에 그쳤다. 6만 여 중소기업이 활동하고 있는 경기도에서 기업 사회공헌 활성화의 성패는 중소기업의 참여 여하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개인의 사회공헌 참여 활성화는 또 다른 과제이다. 2009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총 모금액 3천319억원 중 개인기부금은 1천355억원으로 전체의 40%를 차지하였다. 그러나 개인의 기부참여는 기부 선진국에 비해 저조한 편이다. 개인 기부문화가 뿌리내린 미국의 경우, 전체 모금액 중 기업과 재단의 기부금이 16%인 데 반해 개인 기부금은 84%를 차지한다. 기업과 재단의 기부도 중요하지만, 기부문화의 조성과 확산이라는 측면에서 개인 기부는 그 의미가 각별하다.
사회공헌 활성화는 현대사회에서 허물어져가는 공동체 의식을 회복하고 점증하는 복지수요를 충족하기 위한 복지자원 확충에 기여 할 수 있다. 이렇듯 사회공헌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사회공헌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지원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경기도와 경기복지재단은 기업과 종교계의 기부 활성화와 자원봉사에 초점을 두고 경기도 사회공헌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타 지자체보다 앞장서서 사회공헌을 활성화하기 위한 경기도의 노력은 높이 평가 받을만 하며 사회공헌 분야의 선도적 역할이 기대된다. 다만 사회공헌의 주체는 기업체, 종교계, 개인이라는 점을 명심하고, 정책개발과 시행과정에서 기업체, 종교계, 개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나아가 관의 역할은 사회공헌 활성화 초기에 사회공헌문화 조성의 밑거름 역할로 한정하고, 장기적으로 민간부문이 자발적으로 사회공헌을 지속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경기도에 사회공헌이 확산되고 정착되어 경기도민의 행복지수가 한층 높아지는 날이 머지않았으리라 기대한다. 이상무 경기복지재단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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